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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퇴근 빨라지니 게임기·쌀 많이 팔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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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주 52시간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 7월 한 달간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대표적 매장인 대형마트 이마트의 전국 매장과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에선 집밥에 필요한 식료품과 게임기나 콘서트 티켓 같은 여가 용품 판매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가 각각 7월의 상품별 판매량을 1년 전과 비교해 봤더니 나온 결과다.

집밥·여가생활 관련품 많이 찾아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담당은 5일 “올 7월은 쌀과 김치, 수입 조미료 등의 판매량이 지난해 7월보다 많이 늘어난 게 특징”이라며 “집에서 저녁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식재료 수요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마트에서는 카메라나 닌텐도 같은 디지털 기기의 판매 신장률이 높았다. 기승을 부리는 폭염에도 불구, 아웃도어나 스포츠용품의 판매량도 지난해 7월보다 크게 늘었다.

온라인쇼핑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게임기나 PC 용품, 콘서트·박람회 티켓 등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 송철욱 티몬 부사장은 “6월 말께부터 게임기나 운동 관련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며 “7월 들어서는 관련 상품의 판매 신장률이 수직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티몬에서는 게임기 매출이 670%나 증가했다. 여름방학 수요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30~40대 남성 직장인들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퇴근 후 생활을 즐기기 위해 많이 샀기 때문이라는 게 티몬 측의 분석이다.

콘서트나 박람회 입장권, 테니스나 근력운동 기구의 판매가 늘어난 것도 주 52시간 도입 후 새로 나타난 현상이다. 쇼핑시간대도 살짝 달라졌다. 이마트의 경우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7월보다 2% 정도 높아졌다. 최훈학 마케팅담당은 “저녁 쇼핑객이 늘었고 쇼핑 시간도 길어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 시간대도 퇴근 후인 저녁 시간대로 몰리고 있다. 티몬의 7월 매출 비중은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5.2%포인트 증가했지만 오전 시간대의 매출 비중은 그만큼 줄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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