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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지면 제주에 그려지는 빛의 풍경화 ‘라프’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해가 지고 제주섬에 어둠이 찾아오자 제주시 조천읍 10만 여㎡ 차밭에 빛의 꽃이 피었다. 가까이서 보면 빛나는 꽃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빛을 그린 한폭의 풍경화다.

오는 10월까지 제주에서 빛을 활용한 국제적 전시회 #2만1500개의 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의 향연 장관 #주최측 "야간 관광 콘텐트 부족한 제주에 도움 기대"

5일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빛의 축제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이하 제주 라프)'가 3년 간의 준비를 마치고 지난달 27일부터 제주시 조천읍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 24일까지 석달 간 진행된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라프의 메인작가 브루스 먼로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라프의 메인작가 브루스 먼로 [사진 아트플레쉬]

가장 눈을 사로잡는 것은 영국 출신 브루스 먼로의 작품인 '오름'이다. 먼로는 CNN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전시 10', 보그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전시' 등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조명 예술가다.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롱우드 가든,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 솔즈베리 성당, 호주 울룰루 등지에서 대규모 설치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오름은 먼로가 2014년부터 제주 라프를 준비하며 제주도에서 느꼈던 경험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제주의 화산언덕인 오름과 거센 바람에 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축구장(7100㎡)의 세배에 가까운 면적인 1만9800여㎡의 공간에 초록·노랑·분홍·보라·주홍 등 다채로운 색의 빛을 뿜어내는 2만1500여개의 꽃이 장관을 이룬다. 꽃에는 각각 광섬유와 아크릴, LED 조명이 달려있다. 가느다란 투명 줄기에 꽃송이처럼 전구가 달려 환상적인 색감을 연출한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브루스 먼로의 '워터타워'.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브루스 먼로의 '워터타워'. [사진 아트플레쉬]

작품 ‘오름’ 아래에는 그의 또 다른 작품 '워터타워'가 있다. 물통을 쌓아 올려 39개의 기둥을 만들어 놓았는데, 조명을 켜면 물통으로 쌓은 기둥에서 은은한 빛과 음악이 흘러나온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브루스 먼로의 '워터타워'.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브루스 먼로의 '워터타워'. [사진 아트플레쉬]

브루스 먼로의 작품 이외에도 아시아 지역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젠 르윈, 탐 프루인, 제이슨 크루그먼의 대표 작품들이 제주라프 야외 전시공간에서 소개된다. 실내 콘셉트 공간에는 장 피고치, 이병찬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젠 르윈 작품. 관람객들이 발로 밟으면 발판의 색깔이 변한다.[사진 아트 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젠 르윈 작품. 관람객들이 발로 밟으면 발판의 색깔이 변한다.[사진 아트 플레쉬]

각 작품은 다채로운 조명과 음악 등의 미디어 테크를 조합해 탄생했다. 바람의 흐름에 따라 흔들리며 색채가 변하는가 하면 빛의 산란과 굴절을 이용한 환상적, 시각적 체험을 제공한다. 관람객이 작품 위에 올라가 뛰면서 빛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참여형 작품도 있다. 모터로 공기를 불어 넣거나 빼서 빛을 발광하도록 만든 작품 등도 관람객들의 체험욕구를 풀어준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에 참여한 제이슨 크루그먼 작품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에 참여한 제이슨 크루그먼 작품 [사진 아트플레쉬]

제이슨 크루그먼은 동굴 안에 제주 바다 성게와 산호를 닮은 조명 작품을 설치했다. 젠 르윈은 차밭 바닥에 푸른빛 설치 작품 ‘더 풀’을 설치해 밤길을 밝힌다. 미국 작가 톰 프루인의 ‘오두막’이 연못에서 불을 밝히고 있다. 국내 출신 이병찬 작가는 동굴 위에 매달린 기괴한 모양의 생명체를 형상화한 ‘어반크리처’를 전시했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톰 프루인의작품.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톰 프루인의작품.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 라프는 예술작품 감상을 통한 ‘볼거리’와 동시에 다양한 ‘먹거리’와 ‘놀거리’까지 한곳에서 제공한다. ‘3거리’를 한 곳에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 가족 단위는 물론 연인이나 단체 관광객까지 폭넓은 층이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행사장을 둘러본 김정훈(37)씨는 “연일 지속되는 무더위 때문에 밤에 나오게 됐다”며 “빛을 배경으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야간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 이만한 곳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에서 운영되는 푸드트럭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에서 운영되는 푸드트럭 [사진 아트플레쉬]

‘먹거리’를 위해서는 축제 기간인 3개월간 전국의 유명 푸드 트럭 15대를 상설 운영 중이다. 또 전시장 주변에 20m 높이의 '짚라인'이 설치돼 관광객이 스릴을 만끽하며 작품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톰 프루인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톰 프루인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 [사진 아트플레쉬]

행사를 준비한 ㈜아트플레쉬 문이식 대표는 "일몰 이후 제주도의 문화예술관광 콘텐트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며 "제주 라프는 단순 관람을 넘어 빛, 색깔, 음향을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국제적 수준의 전시"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젠 르윈 작품. 관람객들이 발로 밟으면 발판의 색깔이 변한다.[사진 아트 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참여작가 젠 르윈 작품. 관람객들이 발로 밟으면 발판의 색깔이 변한다.[사진 아트 플레쉬]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다. 빛축제이기 때문에 낮보다는 밤이 더 아름답다. 야간 개장은 오후 5시부터다. 입장료는 어른 주간 1만2000원, 야간 1만8000원, 어린이 주간 5000원, 야간 8000원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의 메인 작가인 브루스 먼로의 '오름'. [사진 아트플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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