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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체크해주는 치료견, 아버님댁에 보내드릴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정근의 시니어비즈(11)  

우리니라 전체 가구의 30.9%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중앙포토]

우리니라 전체 가구의 30.9%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중앙포토]

최근 우리나라에도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년 반려동물 양육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니라 전체 가구의 30.9%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과거에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는 경우도 33.6%로 2/3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다고 한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 숫자도 크게 늘고 있어 고령화와 함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도 함께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국가들은 시니어 비즈니스 분야에 반려동물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니어 비즈니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실버타운과 요양원

최근 일본과 미국 요양원에는 자신이 키우던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것을 허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젊은 시절 동안 기르던 반려동물을 요양원으로 간다고 해서 외면할 수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반려동물이 고령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적으로 2017년 캠브리지 대학교와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UEA)연구에서 반려견이 노년층의 활동량을 증가시켜 건강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갖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다른 기관에 비해 거주하는 고령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반려동물이 갖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다른 기관에 비해 거주하는 고령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의 경우 가나가와 현 요코스카시에 위치한 ‘벛꽃 마을’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요양원으로 유명하다. 2012년 4월 개설된 이 요양원은 전체 4층 건물 중 2층에 있는 40개 객실에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분들을 위한 방이 마련되어 있다. 동물을 싫어하거나 알레르기에 걸릴 수 있는 거주자들을 위해 생활 공간은 세 구역으로 나뉜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사람, 강아지와 함께 살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 외 사람들로 구분된다. 요양원 측에서는 주인이 사망한 이후에도 반려동물을 보살펴 준다고 한다. 반려동물이 갖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다른 기관에 비해 거주하는 고령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에도 반려동물 친화적인 요양원들이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1981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노인주거 관련 업체인 썬라이즈 시니어 리빙(Sunrise senior living)은 반려동물 친화적 노인주거회사로 유명하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 322개의 요양원, 은퇴자 주택, 치매 환자 전용 요양원 등을 운영하고 3만2000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는 썬라이즈 시니어 리빙은 고령층이 자신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데리고 입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노인주거시설에 입소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에 주변 유기견보호소에서 적합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고령층의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2018년 JD Power에서 미국 노인주거시설로는 처음으로 ‘최고의 고객만족도(Highest in Customer Satisfaction among Senior Living Communities)’ 상을 받았다.

당뇨병 환자에게 위험경보 해주는 서비스견 훈련업체  

ASD는 당뇨병에 걸린 개인과 가족들을 위해 당뇨병 경보를 해주는 개를 훈련시켜 왔다. [중앙포토]

ASD는 당뇨병에 걸린 개인과 가족들을 위해 당뇨병 경보를 해주는 개를 훈련시켜 왔다. [중앙포토]

몸이 불편한 고령층이나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견(Service Dogs)을 훈련시키는 업체가 있다.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서비스견은 시각장애인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서비스견의 역할은 더욱 다양하다. 특히 개가 고령층에 많이 발생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을 제공하는데, 그중에서도 아직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서비스견을 훈련시켜 제공하는 ASD(Alert Service Dogs)를 소개하고자 한다.

2007년 시작된 ASD는 당뇨병에 걸린 개인과 가족들을 위해 당뇨병 경보를 해주는 개를 훈련시켜 왔다. ASD의 전문 트레이너들은 20년 이상의 전문적인 개 훈련 경험을 가지고 있고 25년 이상의 훈련과 관리에서 이 분야 포춘(Fortune) 500대 기업에도 포함되어 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경보(Alert Service Dogs)는 당뇨 환자들의 혈당 변화를 감지하여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반려견들의 후각은 사람보다 10~50배 더 강한데 그중에서도 냄새 맡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개를 선별하여 훈련시킨다. 당뇨병 경보는 훈련을 통해 당뇨 환자의 호흡과 입 냄새 등을 통해 혈당 변화를 감지하여 혈당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경우 이를 감지하여 짖든지, 아니면 환자의 손을 치는 등의 행위를 통해 미리 알려준다.

저혈당의 경우 심한 경우에는 착란, 행동 변화, 발작, 의식상실, 뇌손상, 또는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혈당 변화를 미리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당뇨병 경보 서비스견이 미국, 영국 등에서는 당뇨 환자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인해 2012년 221만 명 수준이던 당뇨병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6년 270만 명으로 5년간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1217만 명에 달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60대 당뇨병 환자가 전체 당뇨병 환자의 27.65로 가장 높아 이들을 위한 관련 서비스견의 활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령층의 정서적 안정감과 우울증 감소를 위해 반려동물을 활용한 치료를 제공하는 치료견(Therapy Dogs)도 있다. [사진 pixabay]

고령층의 정서적 안정감과 우울증 감소를 위해 반려동물을 활용한 치료를 제공하는 치료견(Therapy Dogs)도 있다. [사진 pixabay]

앞에서 소개된 서비스견과 달리 요양원에 있거나 집에 혼자 거주하는 고령층의 정서적 안정감과 우울증 감소를 위해 반려동물을 활용한 치료를 제공하는 치료견(Therapy Dogs)도 있다.

미국내 와이오밍 중에 있는 반려견 치료연합(Alliance of Therapy Dogs, ATD)회는 개를 훈련시켜 외롭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고령층을 방문하여 치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90년에 설립된 ATD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반려견 치료협회로 정식으로 등록된 치료견과 치료사를 한팀으로 구성하여 정서적 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전국 조직으로 구성된 ATD는 지역별로 반려견들이 치료견으로 적합한지 테스트한 후 반려견 주인과 반려견을 함께 훈련시켜 공식적인 ATD자격증을 부여한다.

ATD자격증을 받으면 매년 30달러의 회비를 납부하여 치료견 방문요청 시 학교, 병원, 요양원 등을 방문하여 치료 활동을 하게 된다. ATD로 등록된 반려견은 치료견으로서 서비스견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서비스견으로 사용되는 경우 ATD자격을 취소할 정도로 치료에만 중점을 두도록 하고 있다.

시니어에 반려동물은 외로움을 해소해주는 친구이자 가족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독감을 달래거나 관계 속에서 정서적 안정을 찾고자 하는 시니어들의 니즈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반려동물을 활용한 새로운 시니어 비즈니스도 새롭게 주목받게 될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세계 다른 곳에서 고령화로 인해 확대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에 주목해 보길 바란다.

김정근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jkim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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