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마다 ‘결정 장애’ 김상곤 장관, 시간만 허비하고 원점

중앙선데이

입력 2018.08.04 01:00

업데이트 2018.08.0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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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호 06면

교육부가 결정하지 못한 대입 현안들이 부메랑처럼 고스란히 되돌아오고 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수능 과목 구조 개편 문제를 결정하지 않은 채 1년 결정을 연기한 뒤 국가교육회의 산하 대입개혁특위에 넘겼다. 특위는 지난 6월 이 사안을 교육부에 되돌려 결정하라고 다시 보냈다. 그 사이 1년여 시간만 허비한 것이다.

작년 8월부터 수능 등 주요사안 미뤄
특위 등도 결론 못내 교육부 ‘부메랑’
‘장관 퇴진’ 청와대 청원 수십 건 제기

또한 고교 학생부 평가 방법도 마찬가지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에 따라 고교학점제를 2022년엔 시행해야 한다. 2022년은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 고1이 되는 시기다. 대학처럼 고교도 학점제가 도입되려면 무엇보다도 고교학생부 평가 방법이 기존의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성취평가제)로 달라져야 한다. 학점제는 학생의 선택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소수의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은 상대평가 체제하에선 등수나 등급을 매길 수 없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김 장관은 향후 학생부 성적평가도 상대평가제에서 절대평가제로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그런데 김 장관이 지난 6월 대입개편 특위에 보낸 ‘대입 이송안’엔 학생부 평가 방법이 빠져 있다. 2022년에 성취평가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인지, 미루겠다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교학점제 도입 시기가 2022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교육부 안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고교 교사는 “여름방학 중 교사 연수에 참여해 보면 교육부는 학생부 개편을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결정 장애’는 김 장관의 업무 처리 방식과 관련이 있다. 김 장관은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 결정을 위원회에 미루거나 시기를 연기하기도 했다는 게 교육부와 그가 교육감으로 있던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국가교육회의가 오는 7일 교육부에 2022학년도 대입개편방안을 이송하게 되면 김 장관은 더 이상 차일피일 결정을 미룰 수 없다. 우선 ▶대입 정시모집 비율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과 학생부교과전형 비율 ▶수능 절대평가 확대 과목 ▶학생부 신뢰성 확보 방안 등에 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현안들이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이다. 정시모집 비율을 높이면서 수능 절대평가를 확대하면 당장 수능의 변별력 저하 문제가 발생한다. 고1 때 배우는 통합과학과 통합사회 과목을 수능에 포함시키면 고2·3학년의 사회와 과학 과목은 찬밥 신세로 전락한다. 학생부 평가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일반고에 비해 자율형사립고와 특목고가 유리해지는 대입 유불리 문제가 불거진다.

이 때문에 김 장관이 산적한 대입 현안을 놓고 교통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퇴진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부터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을 해임하라’는 유형의 청원이 수십 건 제기돼 있다. 김 장관은 이미 ‘사면초가’에 둘러싸여 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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