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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열섬···아스팔트 포장재질만 바꿔도 10도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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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서울 최고기온이 사람 체온보다 높은 39도를 나타내며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2018.8.1/뉴스1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서울 최고기온이 사람 체온보다 높은 39도를 나타내며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2018.8.1/뉴스1

1일 서울 낮 최고 기온 39.6도-기상관측 이래 최고  

폭염으로 전국이 끓어오르고 있다. 1일 한낮 서울의 기온은 섭씨 39.6도까지 올라 1907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기온은 농촌보다 도심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난다. 이른바 도심의‘열섬 현상’ 때문이다.  뜨겁게 달궈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건물 냉난방, 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열이 주원인이다.

원인을 알면 해결책도 있는 법이다. 과학자들이 도심 열섬현상을 낮추기 위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조기혁(43) 도시환경공학부 교수가 도시계획을 통한 도심 열섬 문제 해결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뜨거운 태양 부채로 가려보지만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전국적으로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일 오전 부산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오전부터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을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8.8.1   handbrother@yna.co.kr/2018-08-01 10:27:42/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뜨거운 태양 부채로 가려보지만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전국적으로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일 오전 부산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오전부터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을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8.8.1 handbrother@yna.co.kr/2018-08-01 10:27:42/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도심 열섬 현상으로 2.5도 차이나 

조 교수의 연구논문 ‘지리적 위치에 따른 도시 열섬의 시간적 및 공간적 변동성 : 울산의 사례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 울산 도심의 열섬 현상의 강도는 평균 2.5도로 나타났다. 이중 약 1.5도의 온도 차이는 도로의 개방성, 도시설계 등 도심의 물리적 특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1도의 격차는 녹지면적의 차이와 같은 도심과 외곽지역의 지리적 입지조건의 결과로 설명됐다. 연구 결과는 건설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건물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온을 측정하기 위해 도로변 가로등 등 울산시 내ㆍ외곽에 44개소의 측정소를 설치했다. 측정지점에서는 온도뿐 아니라 주변 도로의 너비, 빌딩의 밀도, 하늘 조망 등을 함께 측정해 물리적 특성을 비교했다.

조 교수는 “도심과 외곽지역의 입지에 의한 차이는 어쩔 수 없지만, 1.5도의 온도 차는 도로변의 설계 특성 등에 의해 변화가 가능한 부분”이라며 “울산의 도시 계획에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온도계가 40도를 가리키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서울 최고기온이 사람 체온보다 높은 39도를 나타내며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2018.8.1/뉴스1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온도계가 40도를 가리키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서울 최고기온이 사람 체온보다 높은 39도를 나타내며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2018.8.1/뉴스1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조 교수는 도심지의 도로 주변에 녹지를 확보해 개방성을 높이고,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를 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녹지 확보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되고 대기오염물질을 낮추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의 큰 건물들을 주요 도로에서 조금 떨어지게 짓는 것만으로도 열섬 현상이 완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녹지와 바람길을 마련하는 등 시민 친화적 공간계획을 위한 연구와 정책을 추진한다면 열섬 현상 완화와 대기질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붉게 달아오른 바닥 속 한평 남짓 오아시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폭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1일 오후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광화문 광장 그늘막 그늘 부분이 다른 부분에 비해서 낮은 온도로 표시되고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2018.8.1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붉게 달아오른 바닥 속 한평 남짓 오아시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폭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1일 오후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광화문 광장 그늘막 그늘 부분이 다른 부분에 비해서 낮은 온도로 표시되고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2018.8.1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스팔드에 차열 도료 깔면 10도 떨어져 

열섬현상의 당사자 중 한 곳인 서울시도 폭염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서울시 도로포장연구센터는 아스팔트 도로의 열을 낮추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아스팔트에 햇빛을 더 많이 반사해주는 특수도료를 바르는 방법이다. 도료를 바른 도로의 온도는 10도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료가 닳아 없지는 점이 문제다. 현재는 시공 후 3년이 지나면 차열효과가 절반으로 떨어지지만, 향후에는 시공 3년 후에도 80%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연구 목표다.

백종은 도로포장연구센터장은 “오늘 낮 서울 시내 아스팔트는 섭씨 63도까지 올라갔다” 며 “일본ㆍ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면의 온도를 8~10도 정도 줄이면, 도시 전체 온도를 1도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밝은 색이 빛과 열 모두 반사하는 원리 이용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일부 구간이지만, 아스팔트의 표면을 아예 흰색 도료로 덮어 빛과 열을 모두 반사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운전자의 눈부심 현상과 차선 구분의 어려움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나 건물 등의 온도를 낮추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빛은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밝은색을 이용해 빛을 반사하면, 열도 같이 반사된다.

김록순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그룹 선임연구원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검은색은 모든 가시광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검게 보이는 것이고 흰색은 반사된 모든 광선을 눈으로 보기 때문에 희게 보이는 것”이라며“색이 짙은 물체일수록 빛과 함께 열을 흡수해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조기혁(43)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왼쪽)과 논문의 1저자인 김민준 대학원생(오른쪽) [사진 UNIST]

조기혁(43)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왼쪽)과 논문의 1저자인 김민준 대학원생(오른쪽) [사진 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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