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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비즈니스석에 앉아야 한다며 비행기서 난동 부린 미국인 승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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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미국인 승객이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인계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소동으로 비행기의 출발은 1시간 40분 정도 지연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7일 오후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려던 비행기 안에서 미국 국적의 여성 승객 A가 비즈니스석을 무단 점거한 뒤 비키지 않아 관계 기관에 협조를 요청한 뒤 강제로 내리게 했다”고 31일 밝혔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당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을 예약한 A는 비즈니스석에 앉은 뒤 “본인의 좌석에 앉으셔야 한다”는 객실 승무원과 사무장의 계속된 안내에도 이동을 거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행기가 계속 연착되게 둘 수 없었고 거의 만석일 정도로 승객이 많아 안전 문제와도 연관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A를 강제로 내리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국가정보원과 인천국제공항경찰단 등 관계 기관에도 바로 연락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이 촬영된 영상을 보면 A는 자신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하려는 보안 요원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손을 깨물기도 했다. 여러 명의 여성 보안 요원들이 온몸으로 완강히 저항하는 A를 한참이 지난 후에야 비행기 출입구까지 데려오자 걱정스럽게 이를 지켜보던 일부 승객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내 여권을 훔쳐갔다(Korean Air stole my passport)”고 외치다 비행기 출입구에서 경찰과 구급대에 인계된 A는 손으로 브이(V) 모양을 만들며 미소를 짓고 “사랑한다(I love you)”는 말을 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는 당시 미국 대사관 직원과 함께 와서 출국 수속을 마쳤는데 비행기에 탄 후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우리도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인천국제공항경찰단에 인계가 됐으니 자세한 상황은 조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 관계자는 “인계받은 후 A가 정신질환자로 의심돼 근처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아직 다른 수사는 하지 않아 이름과 생년월일 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가 얼마나 있었는지 등 추가로 알아야 할 게 많아서 입건도 되지 않은 상태다”고 덧붙였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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