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지원 예산 허점 노린 '보조금 사냥꾼' 적발

중앙일보

입력 2018.07.30 06:00

취업 서류를 조작해 정부지원금 약 1억 1000만원을 부정 수령한 일당이 붙잡혔다.[중앙포토]

취업 서류를 조작해 정부지원금 약 1억 1000만원을 부정 수령한 일당이 붙잡혔다.[중앙포토]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조금 제도를 악용해 정부 예산을 허위로 타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고용촉진지원금 등 보조금 1억1000만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고용보험법 위반 등)로 A사단법인 소속 강모(41)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공범인 법인 본부장 김모(41)씨와 팀장 이모(32)씨는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26일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016년 5월에 채용한 직원에게 ‘고용노동부 취업지원프로그램’을 듣도록 하고, 프로그램 이수 후 채용된 것처럼 근로계약서를 허위로 꾸몄다. 프로그램을 들은 뒤 고용노동부의 ‘취업희망 풀’에 올라가 있는 사람을 3개월 이상 고용하면 1인당 연 900만원의 지원금이 회사로 지급된다는 점을 노렸다.

정부지원금 부정수령 범죄 과정을 설명하는 영등포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 김정연 기자

정부지원금 부정수령 범죄 과정을 설명하는 영등포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 김정연 기자

경찰은 강씨 등이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약 1억 1000만원을 허위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용촉진 지원 교육을 받으면 당사자에게도 15만원이 지급되지만, 금액이 적고 회사가 강요한 사실이 있어 직원 개인은 처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법인 측에 고용된 직원들의 제보로 덜미를 잡혔다. 고용노동부는 업체의 보조금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 추가징수금을 포함해 총 3억 3000여만원을 회수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교육 기간에는 사업주 계좌에서 사적으로 월급을 이체하는 등 고의성이 짙다”며 “교육 이수 후 ‘채용했다’고 근로계약서를 보내면 사실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자신의 부인을 허위로 회사 직원으로 등록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부인의 출산‧육아휴직 기간 동안 기존에 있던 직원을 추가로 채용한 것처럼 꾸며 출산육아 고용 안정 장려금도 불법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업체와 교류인사를 통해 정규직 전환지원금 등 다른 정부 보조금도 허위 수령했다.

A사단법인은 ‘생활안전 및 수상안전 관련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교육 사업’을 하는 업체다. 자체적인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발급받은 직원들이 각종 민간기관 및 서울 내 37개 학교에서 교직원을 상대로 심폐소생술 강의를 진행해왔다. 교직원 상대 교육은 정부가 인증한 심폐소생술 교육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직원 200명 중 공인 자격증 보유자는 불과 5명이에 불과했다. 경찰은 법인 측이 이런 수법으로 약 5400만원을 부당하게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대상 심폐소생술 의무 교육 시간이 늘어나면서 강의 수요가 폭증했다. 반면 현장에서 강사 프로필 대조가 허술한 점을 악용한 범죄“라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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