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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마지막 ‘등원’ … 문희상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94호 08면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7일 마지막으로 ‘등원’(登院)했다.

국회 영결식 1000여 명 참석 #심상정 “나의 동지” 곳곳서 울음 #이정미 “약자 도울 가능성 하나를 …”

국회 본청엔 ‘노회찬 국회의원의 서거를 삼가 애도합니다’라고 쓰인 검은 현수막이 걸렸고, 국회를 상징하는 깃발은 조기(弔旗)로 걸렸다.

이날 오전 10시 고인의 영결식이 시작됐다. 이미 31도를 넘어선 더위에도 국회장(葬)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 등 동료 국회의원 100여 명과 추모객 등 1000여 명이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영결식장을 가득 메웠다.

문 의장은 영결사에서 “의원회관 입구, 본청 입구서 노 의원 모습이 보일 듯하다”며 “정치의 본질이 못 가진 자, 억압받는 자 편에 서야 한다고 했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다”며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며 노회찬의 간절한 꿈이던 진보 집권의 꿈은 정의당 꿈이 될 것”이라고 했다.

26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노회찬 의원의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벽면을 메운 포스트잇 글을 살펴보고 있다. 정의당은 27일 ’7만2000여 분이 전국 분향소에서 조문했다“고 말했다. [뉴스1]

26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노회찬 의원의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벽면을 메운 포스트잇 글을 살펴보고 있다. 정의당은 27일 ’7만2000여 분이 전국 분향소에서 조문했다“고 말했다. [뉴스1]

고인과 30년을 함께 노동운동과 진보정치에 앞장섰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라고 할 땐 영결식장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심 의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조사를 이어갔다. “노동운동으로 알게 된 이후 민주노동당·진보신당·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노회찬·심상정은 늘 진보정치의 험준한 능선을 걸어왔다. 수많은 패배로 점철됐던 진보정치 역사에서 우리는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다.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다. 더 단단해지겠다.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를 위해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다.”

한 시간여 진행된 영결식엔 노 의원의 마지막 미국 방문 일정을 함께했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등이 자리했다. 영결식 이후 유가족과 동료 의원들이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고인의 사무실이었던 국회의원회관 510호에 들러 노제를 지냈다. 이후 고인은 민주화 운동가들의 묘역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홈페이지엔 추모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항상 약자 편에, 노동자 편에 서주셔서 감사하다. 비록 힘 있는 정당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큰 힘이 됐다”, “당신이 원했던 나라가 만들어지는 데 일조하겠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정의당에 입당하겠다는 글도 적지 않았다. 앞서 빈소 벽면도 “당신 덕분에 더 나은 세상이 되었다”, “‘그들’의 것이었던 정치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주었다. 불타오르도록 뜨거웠던 정의감, 열정 속에서 풍자와 해학과 여유를 잃지 않았던 당신을 진심으로 닮고 싶다” 등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으로 빼곡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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