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葬)으로 엄수됐다.
고인의 운구 차량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해 오전 10시 국회에 도착했다.
국회 본청 앞 한쪽에는 19명의 국회 여성 청소근로자가 줄을 서 고인을 맞았다. 이들이 노 의원의 마지막 가는 길을 그늘도 없던 땡볕에서 지켜봤던 이유는 무엇일까.
노 의원은 쫓겨날 위기에 있던 이들에게 "사무실 같이 씁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2016년 4·13 총선 이후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사당 본청 2층에 있던 남녀 휴게실과 노조 사무실을 비워 달라고 요청했다. 본청 내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를 비워주게 되면 청소근로자들은 쉴 공간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다. 김영숙 국회 환경노동조합 위원장은 노 의원과 점심을 먹으며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자 노 의원은 "내 사무실이라도 같이 쓰자"고 말했다고 한다. 다행히 휴게실과 사무실을 국회 의원회관 9층으로 옮기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생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 품에 안겨 "(노 의원을) 어떻게 보내드려"라며 오열했다. 이 대표는 눈을 질끈 감고 그를 위로했다.
노 의원은 매년 여성의 날(3월 8일)이면 이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한 매체에 "노 의원은 음지에서 일하던 우리를 인간적으로 대우해줬다"며 "우리가 만난 정치인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발인 직전까지 지난 5일간 노 의원 빈소를 다녀간 조문객은 3만8700여 명이다. 고인은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