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릴레이 인터뷰 | 6·13선거 화제의 당선자] 민주당 강풍 뚫고 재선 고지 오른 심규언 동해시장

중앙일보

입력 2018.07.26 00:02

7급 공채로 입문해 올해로 동해시에서만 38년째 근무… 남북 평화시대에 환동해권 중심도시, 행복동해 만든다

“행정의 목적은 신뢰, 시민만 바라보고 가겠다”

6·13 지방선거에서 강원도 역시 더불어민주당의 강세였다. 전체 18곳 시장·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11석, 자유한국당 5석, 무소속 2석 순이었다. 2014년 동해시장에 당선됐던 심규언 시장은 경선 과정에서 공정성 결여를 이유로 한국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심 시장은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42.7%(1만9565표)를 얻어 32.3%(1만4771표)에 그친 안승호 민주당 후보, 25.0%(1만1463표)를 득표한 정일화 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심규언 동해시장이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7기 시장으로서 포부와 비전을 밝히고 있다. 심 시장은 ’정치가 아닌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 사진:동해시

심규언 동해시장이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7기 시장으로서 포부와 비전을 밝히고 있다. 심 시장은 ’정치가 아닌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 사진:동해시

여전히 목이 쉬어 있었다.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다. “피로가 완전히 풀리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귀띔하는 이도 있었다.

심규언 시장의 재선 등정 과정은 험난함 그 자체였다. 경선 과정부터 본선에 이르기까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심 시장은 “말없이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어려운 선거를 잘 치를 수 있었다”며 “행정의 목적은 주민들에게 신뢰를 드리는 것”이라며 “지난 4년도 그랬듯이 앞으로 4년도 시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1981년 공채 7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심 시장은 행정국장·부시장 등을 거친 뒤 2012년 전임 시장의 전격 낙마 이후 1년9개월 동안 권한대행을 맡아 동해시를 이끌었다. 이어 2014년 제17대 동해시장에 당선된 그는 지난 6월 재선 고지에 올랐다.

재선을 축하한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무소속 시민후보였던 저를 믿고 중차대한 소임을 맡겨주신 10만 동해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에게 한 번 더 중책을 맡겨주신 것은 민선 6기에서 다져온 신뢰행정과 재정기반을 바탕으로 소득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려 행복동해를 완성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약속·기본·원칙을 지키며 시민과 함께 걸어가겠다.”
시민들이 거대 정당 후보들 대신 심 시장을 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거 기간 동해시 구석구석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처럼 바닥 민심을 경청하려 노력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선거 때마다 바뀌는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다. 이번 선거는 현재와 미래의 대결이었다고 생각한다. 인기영합적 정책보다는 10년, 20년 후 동해시의 성장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선택이었다. 시민들의 작은 소리를 크게 듣겠다. 행복동해를 만들어 달라는 명령을 잘 받들겠다.”
민선 6기 최대 성과는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북평 민속시장을 찾아 상인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있는 심규언 시장. 동해 토박이이자 동해시에서만 38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를 가리켜 시민들은 ‘동해의 맏아들’ ‘동해의 맏사위’라고 부른다. / 사진:동해시

북평 민속시장을 찾아 상인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있는 심규언 시장. 동해 토박이이자 동해시에서만 38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를 가리켜 시민들은 ‘동해의 맏아들’ ‘동해의 맏사위’라고 부른다. / 사진:동해시

민선 6기의 성과를 소개해 달라.
“민선 6기는 장기 미진 사업을 완료하는 한편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시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미래 성장동력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었다. 우리 시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신성장동력 사업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무릉계곡 일원 석회석 폐광지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무릉 복합 체험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개발 기반이 만들어졌다. 또 ㈜쌍용양회와 토지 무상사용 협약을 체결하고 정부의 지역 개발 계획에 반영함으로써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백두대간 동해 소금길 명소화 사업은 탐방로와 산채 재배단지를 완성함으로써 주민 소득 증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묵호등대 주변에 도깨비골 스카이밸리 조성 사업을 통해 하늘산책로, 아트하우스, 체험시설 등을 갖췄다. 이로써 그 일원의 논골담길·묵호항과 함께 관광벨트가 형성됐다. 아울러 환(環)동해권 북방경제 중심도시 도약의 초석을 다져 왔다. 동해 신항 건설사업은 3조8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북방파제와 방파 호안 축조공사가 착공됐으며,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강원 도내에서 최초로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를 설립해 동해항을 북방경제 중심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했으며 강원도와 정부의 해운물류 정책에 반영했다. 보건복지부 평가에서는 전국 유일 7관왕을 달성하는 등 복지 허브화 선도도시로 선정됐다. 그 결과 동해시는 복지 사각지대 없는 도시의 대명사가 됐으며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는 대한민국 복지 1등 도시로 우뚝 서게 됐다. 광역교통망은 평창올림픽과 연계해 남강릉~안인 간 철도 연결선 공사가 착공돼 KTX 동해역 운행 여건이 마련됐다. 또 동해고속도로(동해~삼척) 개통, 국도 7호선(망상~옥계) 확장 완공(올해) 등으로 도내 교통 여건도 대폭 개선됐다.”
관광산업의 성과는 무엇인가?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 이후 국내외에서 강원도를 찾는 방문객이 대폭 증가했다. 동해시도 새로운 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그 결과 수십 년간 지지부진하던 관광지 개발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추암 관광지는 20년 정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가와 오토캠핑장이 들어섰고, 해안 군 경계 철조망 철거로 국내 유일의 석림(石林) 능파대가 새로운 명소로 재조명됐다. 앞으로 추암 굴다리 확장공사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추암 근린공원을 새롭게 조성해 일출 관광명소로서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갈 것이다. 망상 관광지는 제2 오토캠핑장이 확충된 데 이어 해변 한옥촌이 들어섬으로써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복지 분야에도 큰 관심을 갖고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고 들었다.
“살기 좋은 동해시는 복지 부문에서도 많은 정책을 펼쳤다. 복지 사각지대 없는 대한민국 복지 1등 도시 동해시를 위해 동 주민센터를 복지행정 중심으로 전환해 복지부로부터 으뜸 복지 선도도시로 선정됐다. 그 결과 복지 허브화 전국 대상을 비롯해 통합 사례관리, 복지 전달체계 개편 등 복지 평가 분야에서 전국 유일의 7관왕을 달성했다. 여성친화도시 재지정, 어르신 일자리사업 평가대상, 통합 사례관리 대상 발굴 세 배 이상 증가 등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복지시책을 벤치마킹하는 도시가 됐다. 재능기부 사업인 희망디딤돌 네트워크 사업과 해오름 1004운동으로 나눔문화도 확산했다.”
삼척과 통합 추진… 더 크고 더 강한 도시 완성
수산물 가공업체를 찾아 생산품을 점검하고 있는 심규언 시장. / 사진:동해시

수산물 가공업체를 찾아 생산품을 점검하고 있는 심규언 시장. / 사진:동해시

민선 6기 공약은 잘 이행됐나? 민선 7기 공약 실행 방안은 무엇인가?
“민선 6기 공약사업은 8대 분야 71개 사업으로 구성됐고, 71개의 사업 중 63개는 완료됐다.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6개 사업은 광역 교통망 확충 등 장기 과제가 대부분이다. 민선 6기 공약사업 이행률 98.6%, 완료율 88.7%로 시민과의 약속을 흔들림 없이 정직하게 추진했다. 매니페스토 공개자료(2018년 3월)에 따르면 광역시보다 10%, 다른 시·군·구보다 17% 정도 높은 완료율이다. 민선 7기에는 보다 발 빠르게 공약을 실행해 나갈 것이다. 부시장을 단장으로 7개 분과 44명으로 공약사항 수립 TF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민선 7기 공약사항은 시민과 함께 만들어간다. 6개 분야 60개 과제를 잠정 확정했으며, 7월부터 시정자문단 운영, 워크숍, ‘스마트 300 의견’ 등을 비롯한 전문가·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반영해 공약사업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더 크고 더 강한 행복동해’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무슨 뜻인가?
“동해시와 삼척시가 통합되면 지금보다 면적 7배(1366㎢)에 인구 20만 명, 예산 1조121억원의 중대형 도시가 탄생된다. 공동 역사·문화권을 하나로 결합해 각각의 장점이 융화된 강원 남부권의 중심도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1980년 동해시는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의 통합으로 개청했다. 동해시와 삼척시는 지금까지도 인접도시로서 시내버스로 왕래가 가능한 공동생활권 도시다.”
왜 통합이 필요한가?
“지방 소멸이라는 명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 지자체의 절대적 명제다. 우리 지역의 미래를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민관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 동해와 삼척의 통합을 공론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각계 각층의 의견이 결집될 것이고 민의가 성숙됐을 때 주민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시·군 통합 여부가 결정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민선 7기에는 동해시가 지역의 통합을 넘어 동해시의 경제·관광지도를 바꿀 수 있는 신성장동력 사업을 추진해 더 크고 더 강한 동해시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는 동해시가 추구하는 시정의 최우선 목표는 시민의 소득을 높이는 것이며, 시정의 최종 목적인 시민 모두가 웃으며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안전·행복도시 동해를 완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게 좋은 동해’가 곧 ‘대게의 메카’
심규언 시장은 6·13 지방선거에서 혈혈단신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 고지에 올랐다. 유세 도중 시민들의 환호에 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는 심 시장. / 사진:동해시

심규언 시장은 6·13 지방선거에서 혈혈단신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 고지에 올랐다. 유세 도중 시민들의 환호에 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는 심 시장. / 사진:동해시

‘시민 심규언’이 보는 ‘시장 심규언’은 어떤 리더인가?
“저는 1981년 공직에 입문해 40년 가까이 동해시의 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뼛속까지 동해시 일꾼이다. 저는 무엇보다 기본과 원칙을 중요시한다. 인기영합적 사업에 치중하기보다 현장을 보면서 지역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자 한다. 한마디로 저를 표현하자면 ‘분석은 세밀하게, 실행은 뚝심 있게’라 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는 ‘예산은 내 돈같이 (아껴) 쓰고, 사업을 진행할 때는 내 가족의 일처럼 생각해 달라’고 주문한다. 리더로서 이런 면들이 민선 6기를 거치는 동안 낭비를 막고 시의 채무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대게 좋은 동해’를 ‘대게의 메카’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무슨 의미인가?
“러시아산 대게의 80% 이상이 동해항을 통해 수입되고 있다. 가장 신선한 대게를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동해다. 그런데도 ‘대게’하면 다른 도시를 떠올리곤 한다. 이에 동해시는 촛대바위로 유명한 추암 지역에 대규모 대게타운 조성을 추진했다. 추암은 보세창고 등 대게 유통시설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인근에 대형 리조트가 있어 꾸준한 관광객 유입이 가능하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대게 좋은 동해’가 곧 ‘대게의 메카’다.”
시장은 스트레스가 많은 자리다. 어떻게 건강을 관리해 나가고 있나?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을 좋아한다. 사람 간에는 신뢰가 중요하다. 그래서 틈이 나면 산책을 나간다. 시민들과 ‘산책 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마주치는 분들과 서로 안부를 묻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은 작지만 소중한 일이다. 목욕탕에도 자주 들른다. 서로 등 밀어주면서 마음을 나누게 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면.
“‘권력은 작은 배, 민심은 큰 바다’라는 말이 있다. 바다에 순응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항해를 시작하고 우리 600여 공직자도 같은 마음으로 바다의 흐름을 따라가려고 한다. 시민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시민 행복이 그 항해의 기본이 될 것임을 약속한다. 시정의 최우선 목표는 시민의 소득을 높이는 일이다. 또 최종 목표인 시민 모두가 웃으며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안전·행복도시 동해를 완성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10만 시민에게 약속드린다. 환동해권 최고의 중심도시 동해, 산업물류·관광휴양도시 동해를 만드는 과제부터 젊은이가 모여드는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의 추진과 서민경제 활성화, 사각지대 없는 따뜻한 복지도시 동해, 힐링과 문화, 그리고 소득이 늘어나는 경제도시 동해, 안전하고 건강한 정주 환경도시 동해,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 공감의 열린 행복도시 동해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또한 남북 평화시대와 북방경제 시대를 대비하는 일들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역량을 키우는 일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하지 않고 20~30년 후 더 멀리 내다보고 설계해서 더 크고 더 강한 행복동해를 만들어 나가겠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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