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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톱스타 콘서트장에 안면인식 카메라…수배범 꼭 집어 검거

중앙일보

입력

홍콩 톱 가수 겸 배우인 장쉐여우.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톱 가수 겸 배우인 장쉐여우.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유명 가수 겸 중견 배우인 장쉐여우(張學友·57)의 중국 순회 공연장에서 지명 수배범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이 공연장들 내부에 설치된 안면인식 기술 덕분이다.

 1984년 데뷔한 장쉐여우는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중견 가수다. 팝·재즈·R&B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뛰어난 가창력 덕분에 가신(歌神)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 등 중국 일대서 열린 장쉐여우의 순회 콘서트장 7곳에서 수배범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먼저 지난 5월 20일엔 저장성 자싱시 콘서트장 출입구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안면 인식 시스템에 감지된 사기 용의자가 검거됐다. 약 3년 간 도피 생활을 하던 이 남성은 출입구를 통과한 지 불과 몇 분만에 행사장 내 경찰관에 의해 체포됐다.

지난 5월 저장성의 장쉐여우 콘서트장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한 용의자(오른쪽). [아사히신문 캡처]

지난 5월 저장성의 장쉐여우 콘서트장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한 용의자(오른쪽). [아사히신문 캡처]

 또 장시성 난창시 공연장에선 관중 5만명 중 수배범이 ‘콕’ 집어 검거됐고,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공연장에서도 현장에서 수배범이 붙잡혔다.

 특히 검거된 한 수배범은 “(신변 노출로) 위험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공연장은 오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중국에선 안면 인식용 감시카메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아사히신문은 “공안부 직속인 중국인민공안대학의 경우 얼굴인식 시스템 개발회사와 제휴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영상분석 관련 연구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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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 주요 공공시설과 거리 등에 약 1억7000만대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대부분은 AI가 탑재된 안면 인식 스스템과 연동돼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감시망은 천망(天網,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하늘이 놓은 그물)이라고 불린다. 시민 감시, 혹은 특정인 구별에 용이하게 쓰인다”고 언급했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 2015년부터 13억 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 중 누구의 얼굴이라도 3초 안에 90% 정확도로 식별하는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왔다. 치안 유지가 주 용도지만 “반(反)체제 인사 동향 감시, 소수민족 탄압 등에도 쓰인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편 자신의 콘서트장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덕분에 화제가 된 장쉐여우는 인터넷상에서 ‘수배범의 숙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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