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 아파트형 기숙사를? 부산 '온 종합병원' 파격실험

중앙일보

입력 2018.07.20 00:01

업데이트 2018.07.20 10:32

온 종합병원 전경. [사진 온 종합병원]

온 종합병원 전경. [사진 온 종합병원]

부산에 있는 온 종합병원은 지난 3월 증축공사를 해 병상을 400개에서 750개로 늘렸다. 암센터를 설치하고 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를 운영하기 위해서다. 정형외과도 확충했다. 암센터에는 ‘꿈의 치료기’라 불리는 방사선 선형가속기 ‘라이낙(LINAC)’을 설치해 오는 23일부터 본격 진료에 나선다.

나이트 수당 인상, 전담 간호사제 등 도입
100여명 입주할 아파트형 기숙사도 확보

하지만 온 종합병원은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늘린 병상을 놀리고 있다. 간호사 인력은 보통 100병상당 30명 정도 필요하다. 350병상 증설로 100명 이상의 간호사가 필요하지만 구하지 못하고 있다.

온 종합병원 간호사 모집 안내문.

온 종합병원 간호사 모집 안내문.

김기열(49) 온 종합병원 기획처장은 “이직 간호사가 많아 겨우 충원만 하는 정도다”며 “환자들이 몰리고 있으나 필요 간호인력을 구하지 못해 증설 병상을 놀리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서울 등 대도시의 대학병원 선호현상 때문에 지방 중소병원들이 심한 간호사 부족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쩔 수 없이 온 종합병원 측은 최근 ‘3교대 병동 간호사 임금 개선안’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간호사 모집에 나섰다. 병원 측이 주로 임금을 조정하는 연초가 아닌, 연중 이런 인상안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다음 달부터 적용될 이 개선안에 따르면 오후 9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 30분(인수·인계 포함)까지 근무하는 나이트(야간) 근무자에게는 9만 원대이던 나이트 수당을 13만 원대로 올린다. 근무경력에 따라 3만5000~4만원 인상하는 것이다.

쉬는 시간에 병원 내에서 당구를 즐기는 병원 직원.[사진 온 종합병원]

쉬는 시간에 병원 내에서 당구를 즐기는 병원 직원.[사진 온 종합병원]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는 이브닝(저녁) 근무자에게는 이브닝 수당을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려주기로 했다. 나이트·이브닝 수당은 급여 외에 별도 지급하는 수당이다. 이 인상안이 적용되면 1년 차 간호사가 월 7회(일) 야간근무를 할 경우 3200여만원이던 연봉이 3600여만원으로 12.5% 오른다.

온 종합병원 측은 또 본인이 원할 경우 주사·처치·차팅 전담간호사로 지정해 보조업무를 최소화하고, 병동별 1명이던 주임간호사를 2~3명씩 복수로 두기로 했다. 복수 주임간호사제는 간호사들에게 승진기회를 확대해 사기를 올려주려는 뜻이다.

병원 측은 또 이달 초 신축건물 17층에 간호사를 위한 아파트형 기숙사인 ‘스카이빌’을 마련했다. 방 3개가 딸린 기숙사(25평형)는 냉장고·침대 등을 갖추고 있다. 스카이빌 총 수용인원은 104명이지만 현재 30명 정도 입주해있다. 정근(59) 이사장은 “간호사를 확보하기 위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수당인상 등 처우개선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온 종합병원의 간호사 기숙사인 '스카이 빌'.[사진 온 종합병원]

온 종합병원의 간호사 기숙사인 '스카이 빌'.[사진 온 종합병원]

 한편 우리나라에서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35만명 가운데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16만1000여명에 그친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 가운데 과반이 간호사직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h]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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