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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용구 보면 복지수준 짐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선수촌>
○…선수촌 이·미용실은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고집하는 외국 선수들이 많이 찾아 이용 사들을 애먹이기 일쑤. 13일 오후 모로코의 수영선수 「아부데졸」 씨는 자기나라의 머리글자인 「MOR」를 옆머리에 새겨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이용 사들이 이 글을 새기는데 만 2시간이 걸리기도.
또 컬러스프레이로 장애자 올림픽 마크를 머리에 디자인 해달라는 선수들의 주문이 줄이어 "장애자들은 헤어스타일에 특히 민감한 것 같다" 고 한 이용사가 귀띔.
○…선수촌 정문 앞 노상에는 배지 등 기념품을 교환하거나 외국 특산물을 한화로 환전해주는 물물교환 상들이 진을 치고 앉아 외국선수·임원들이 필요에 따라 기념품이나 돈을 얻어 쓸 수 있어 인기.
13일 오후에도 폴란드 수영선수 3명이 배낭에 보드카 9병을 다리를 절며 메고 나와 한 명에 5천 원씩 받고 팔았는데 이들은 "돈은 별로 없지만 술은 많다"고 자랑.
○…장애자중에서도 양팔절단 장애자들은 가는 곳마다 「경이적인」 발놀림을 선보여 운영요원 등을 놀라게 하기 일쑤.
안내석을 찾은 한 절단 장애선수는 안내책자를 순식간에 발가락으로 집어드는가 하면 전신 전화국에서는 자원봉사요원의 도움을 거절한 채 발가락으로 능숙하게 전화번호 판을 누른 뒤 발가락 사이로 전화기를 잡아 올려 주위의 정상인들을 놀라게 했다.

<공항>
○…장애자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그동안 입국한 각 국 선수단을 비교해보면 선수단의 규모가 인구의 대소보다 각 국의 장애자에 대한 관심에 비례함을 입증.
김포공항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가 1백34명, 스웨덴이 1백40명, 덴마크가 74명 등 인구1천만 명 미만의 국가들이 1백 명 안팎의 선수를 보낸 데 반해 이보다 인구수가 20∼1백 배 가까이 되는 인도네시아가 21명, 중국 78명, 소련이 30명을 보내와 대조적.
또 휠체어 등 장애자들의 스포츠 용구도 복지국가일수록 눈에 띄게 좋아 보였는데 동양권 선수들이 목발이나 목침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서구선수들은 알루미늄·특수강 등을 이용한 철제용구가 대부분.
○…장애자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 퍼레이드를 벌일 일본의 맹인 인도개 (맹도견)와 맹인 25개조가 13일 낮 일본 항공편으로 입국.
맹도견들은 주인과 함께 기내에 탑승했는데 등에는 "이 개는 지금 눈으로 일하고 있으니 만지지 마시오" 라는 표찰이 붙어 있었다.
발바리보다 조금 큰 맹도견들은 세관검사 및 수송차량까지 주인을 안내하면서 계단·에스컬레이터 앞에서는 잠시 멈춰 주인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영리함을 보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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