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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연말까지 여야 합의 개헌안 도출 최선” … 한국당은 맞장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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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17일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17일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가 의전서열 2위이자 입법부 수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17일 “올해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헌절 경축식서 “국민 요구 응해야” #민주당은 “아직 구체적 계획 없어”

문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70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지금 개헌을 해야 하는 건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 아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개헌이기에 국회가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1987년 헌법은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체제”라며 “국민의 정치의식과 사회는 성숙했고, 31년 전 옷을 그대로 입기에는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개헌은 혹한의 겨울, 광장에 섰던 촛불혁명의 요구”라며 “촛불혁명과 현 정부의 탄생, 그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의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날 오전 기념식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들과 개헌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며 “다들 개헌에 찬성했고, 각론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닷새 안에도 가능하다’는 말도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연내에 반드시 개헌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 개정에 박차를 가해야 하며,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도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87년 헌법을 넘어 새 시대에 맞는 새 헌법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했으며,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국회의 모든 정당은 신속하고 책임 있게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오히려 문 의장 개헌 논의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건 여당이었다. 기념식 이후 기자들을 만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올해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폐기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의장은 “여당은 개헌이 쟁점으로 떠오르는 게 국정 운영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기본적인 판단을 가질 수 있고,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이라는 쟁점에 함몰돼 한반도 평화나 적폐 청산 등 국정 운영에 브레이크가 걸릴까 걱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와 여당엔 역지사지와 협치를 주문할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개헌은 80%가 넘는 국민이 지지하기 때문에 이번엔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6선 의원인 문 의장은 이날 경축사에서 국회를 향해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국회는 살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했다”고 말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청청여여야야언언(靑靑與與野野言言·청와대는 청와대다워야 하고, 여당은 여당다워야 하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이라고 말한 걸 언급하면서 이번엔 “‘국국의의(國國議議, 나라다운 나라는 국회가 국회다워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또 문 의장은 헌법을 “우리 생활 곳곳에 공기처럼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연설에서 “헌법은 아름다운 선물이다. 그러나 우리가 헌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양피지 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한 걸 상기시키며 “헌법은 소수 정치인과 법조인, 학자들의 전유물이 돼선 안 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헌법을 반복적으로 교육해 체화하고 있다”며 헌법 교육을 강조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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