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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발견 소문에 뜬 제일제강…동아건설 사태 재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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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공개한 17일 제일제강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30% 올랐다. [신일그룹 제공=연합뉴스, 네이버 화면 캡처]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공개한 17일 제일제강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30% 올랐다. [신일그룹 제공=연합뉴스, 네이버 화면 캡처]

신일그룹이 수백조원 가치의 금화와 금괴가 실렸다는 소문의 배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제일제강의 주가가 17일 치솟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십여년 전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던 동아건설 사태를 떠올리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제일제강은 전 거래일 대비 30%(960원) 오른 4160원에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제일제강은 이달 들어 12거래일 중 9거래일 상승했다. 하루 20% 넘게 주가가 오른 것도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신일그룹이 이달 초 제일제강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일제강은 지난 5일 기존 최대주주인 최준석 전 대표가 가진 451만1239주를 185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 지분은 최용석 씨피에이파트너스 회장과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가 각각 250만주, 201만1239주 인수할 예정이다.

돈스코이호는 1905년 러일전쟁에 참여했다가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고 전해진다. 이 배에는 현재 가치로 약 150조원의 금화와 금괴 약 5500상자(200여t)가 실려 있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돌았다.

신일그룹은 수년 전부터 돈스코이호 탐색에 나선 끝에 지난 15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km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울릉도에서 인양한 유물과 잔해를 일부 공개하고 9~10월쯤 본체를 인양할 계획이라고 한다.

돈스코이호는 지난 2000년 동아건설로 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동아건설이 보물선 실체를 확인했다고 알려지면서 2000년 12월 15일 360원이던 동아건설 주가는 17일 후 3265원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동아건설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하지 못했고 유동성 위기로 2001년 3월 상장 폐지됐다. 고점에 주식을 산 소액주주들은 큰 피해를 봤다.

주가가 치솟는 제일제강 지분인수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규 최대주주들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오는 25일까지 지급해야 한다. 이후 잔금 납입과 경영진 선임까지 마치는 9월 12일 정식 최대주주가 된다.

전문가들은 배의 실체나 금괴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제일제강에 어떤 도움이 될지도 검증하기 어렵다며 섣부를 투자는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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