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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장성급 격 높여 유해송환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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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과 북한이 15일 판문점에서 군 장성급 회담을 열고 6·25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과 유엔사의 미군 장성이 만나는 회담은 2009년 3월 이후 9년4개월 만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2시간가량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북한군과 주한미군을 주축으로 하는 유엔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이 열렸다. 이에 앞서 오전 8시30분쯤엔 미국 측 대표들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주한미군 차량 3대가 통일대교 남단을 통해 판문점으로 향했다.

판문점 북측 통일각서 2시간 만나 #미 국방부 산하 유해 발굴단 동행

이날 회담에서 미측은 유엔사 소속 장성이, 북측은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소속 장성이 대표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에는 펜타곤 산하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관계자들도 포함됐다고 한 소식통이 밝혔다. 이 소식통은 “미군 인사가 MDL 선상에 있는 군정위 회의실이 아니라 북측 통일각에서 북측 인사를 만난 건 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과 일부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일부 초기 절차들에 대해선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날 외신에 “(회담은) 생산적이었다. 할 일이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는 유해 송환에 대해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백악관과 국무부 기류를 전했다.

북·미 간 유해 송환 협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6~7일) 이후에도 교착 상태가 계속되는 북·미 관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어 주목된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처음으로 만나 합의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실제로 이행하는 첫 수순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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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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