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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휘날리며' 파리 시내 행진한 일본 자위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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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일장기와 욱일기를 든 일본 자위대원들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상제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해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장기와 욱일기를 든 일본 자위대원들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상제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해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혁명 기념일 퍼레이드에 참여한 일본 육상자위대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일장기와 더불어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함께 들고 행진했다.

싱가포르 군인(왼쪽)들과 함께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상제리제 거리를 행진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원들. [AP=연합뉴스]

싱가포르 군인(왼쪽)들과 함께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상제리제 거리를 행진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원들. [AP=연합뉴스]

프랑스혁명을 기념하는 연례 군사 퍼레이드에 일본 자위대가 참여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는 프랑스-일본 수교 160주년을 기념해 일본이 초대됐다. 자위대원들은 이날 제복을 갖춰 입고 일본 국기와 욱일승천기를 들고 싱가포르군과 함께 행진했다. 지난 11일 열린 리허설에 참석한 육상자위대 제32보병연대의 요코야마 연대장은 "일본과 자위대를 대표해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행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파리 상제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기념 군사 퍼레이드. [EPA=연합뉴스]

파리 상제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기념 군사 퍼레이드. [EPA=연합뉴스]

프랑스 형법 제645-1조에는 '나치 등 반인류행위범죄를 범한 집단을 연상케 하는 장식 등의 착용 또는 전시를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의 사용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같은 의미를 지닌 일본의 욱일기를 국가적 행사에 버젓이 들고 행진하는 걸 허용했다는 점은 일제강점기 피해국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피파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욱일기 티셔츠와 2018 디올 패션소에 등장한 드레스, 아디다스가 판매중인 티셔츠(왼쪽부터). [사진 각 회사]

피파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욱일기 티셔츠와 2018 디올 패션소에 등장한 드레스, 아디다스가 판매중인 티셔츠(왼쪽부터). [사진 각 회사]

한편 올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욱일기 패션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유니폼과 응원 물품 판매 사이트에서도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명품 브랜드 디오르는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8 봄·여름 패션쇼에서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드레스를 선보였다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디오르 여성복 수석 디자이너는 "욱일기가 아니라 부채를 모티브로 만든 드레스"라고 해명했지만 한국과 중국 네티즌의 비난을 피하지는 못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 욱일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유럽에선 하켄크로이츠 문양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했지만 욱일기는 일본은 물론 피해국인 중국과 한국에서도 제재 수단이 없다. 그렇다 보니 서구에서는 욱일기가 군국주의 상징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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