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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발칸의 호랑이' 크로아티아, 월드컵 결승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발칸의 호랑이'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크로아티아 축구팬들이 12일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승리하자 모스크바 붉은광장의 성바실 성당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축구팬들이 12일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승리하자 모스크바 붉은광장의 성바실 성당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는 12일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 연장 접근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이기자 수도 자그레브 시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이기자 수도 자그레브 시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 동쪽, 아드리아해 연안 국가다. 인구는 450만 명, 면적은 한반도의 4분의 1 크기다. 한국과는 인연이 별로 없었으나 TV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 덕분에 친숙해졌다. 여행상품도 많이 출시돼 요즘은 한 해 30만명의 한국 관광객이 이 나라를 찾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관광 수입에 이 나라의 관광담당 장관이 한국을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기질이 강하다. 웬만해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을 '발칸반도의 호랑이'라고 한다. 그런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때가 있으니, 축구에 졌을 때다. 이제 그들이 월드컵 결승에 올랐으니 온 나라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크로아티아 축구 팬이 국기의 체크무늬로 디자인한 모자를 쓰고 키스를 보내고 있다. [TASS=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축구 팬이 국기의 체크무늬로 디자인한 모자를 쓰고 키스를 보내고 있다. [TASS=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은 흰색과 붉은색의 체크무늬다. 이것은 국기 가운데 체크무늬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체크 문양은 크로아티아 왕국의 상징으로, 1500년대에 최초로 사용되었다.

국기의 체크무늬가 체스판을 디자인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해 동쪽 달마티아 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지역은 예로부터 해상세력 베네치아의 영향이 강했다. 크로아티아 왕 스테판은 베네치아에 끈질기게 저항한 군주였는데, 베네치아에 잡혀갔을 때 체스 명수였던 베네치아 원수 피에트로와 체스 대결을 벌여 이겼다고 한다. 그는 약속대로 자유를 얻었다. 이후 크로아티아는 베네치아에 맞선 스테판을 기리기 위해 체스판의 체크무늬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우승한 뒤 선수의 아이들이 승리 세리머니에 참가했다. [Xinhua=연합뉴스]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우승한 뒤 선수의 아이들이 승리 세리머니에 참가했다. [Xinhua=연합뉴스]

보스니아의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이 창가에 크로아티아 국기를 걸어놓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보스니아의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이 창가에 크로아티아 국기를 걸어놓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크로아티아의 한 여성 팬이 잉글랜드와의 경기 전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TASS=연합뉴스]

크로아티아의 한 여성 팬이 잉글랜드와의 경기 전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TASS=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선수가 준결승에서 잉글랜드에 승리한 뒤 그라운드에 국기를 펼쳐놓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선수가 준결승에서 잉글랜드에 승리한 뒤 그라운드에 국기를 펼쳐놓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크로아티아는 오는 16일 오전 0시 모스크바에서 프랑스와 결승전을 치른다. 20년 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준결승전에서 프랑스에 패해 탈락했다. 이번에는 설욕하고 월드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이기면 발칸반도 전체가 떠들썩할 것이고,
지면 호랑이들은 굵은 눈물을 떨굴 것이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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