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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세대 V낸드 기술격차 2년 더 벌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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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가 개발한 5세대 낸드 플래시 시제품. 이달부터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양산 중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5세대 낸드 플래시 시제품. 이달부터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양산 중이다.

삼성전자가 5세대 3차원(3D) V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본격 양산한다. 2016년 12월 4세대 256기가비트(Gb) 낸드(사진) 양산을 시작한 지 1년7개월 만에 차세대 제품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256Gb 용량의 5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고 10일 발표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줄인 게 특징이다.

평택공장서 세계 처음 양산 시작 #기존 제품보다 처리 40% 빨라져

5세대 V낸드에는 차세대 낸드 인터페이스로 불리는 ‘토글 DDR 4.0’ 규격이 처음 적용됐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초당 1.4Gb로 4세대와 비교해 40% 빠르다. 동작 전압은 33% 줄이면서(1.8→1.2V), 데이터 사용 시간(500마이크로초)은 30% 빨라졌다.

5세대 V낸드는 ‘3차원(원통형) CTF 셀’이 90단 이상으로 쌓는 방식으로 만든다. 플래시 메모리는 단수가 높을수록 동일한 용량을 구현하는 데 칩이 적게 사용된다. 같은 면적에 단독주택보다 아파트를 지으면 효율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기존 4세대에선 평면 기판 위에 64단까지 셀을 쌓아 올렸다. 이 회사는 최상단에서 최하단까지 수백 나노미터(㎚) 직경의 미세한 구멍을 수직으로 뚫어 안정성·효율성을 키웠다.

삼성은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5세대 V낸드를 생산하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도시바·WDC·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4세대 64~72단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삼성으로선 ‘격차 벌리기’에 성공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이들보다 2년가량 앞선 것으로 평가한다. 중국은 올해 32단 3D 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2세대쯤 되는 기술이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37%의 낸드 플래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낸드 플래시 가격이 하락세인 가운데 수익성 유지에도 한몫할 전망이다.

이 회사 경계현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은 “향후 반도체 칩 하나에 1조 개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는 1테라 비트(Tb) V낸드와 하나의 셀에 4비트를 담는 QLC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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