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넷플릭스의 위협, 관객수 정체 돌파하는 영화관의 전략은

중앙일보

입력

CJ CGV 서정 대표가 10일 CGV강변에서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CJ CGV]

CJ CGV 서정 대표가 10일 CGV강변에서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CJ CGV]

“2020년까지 한국을 포함 세계 11개국에 1만 개 스크린을 확보, 전체 스크린의 86%를 해외에 둔 글로벌 극장 브랜드로 거듭나겠다.”

서정 CJ CGV 대표가 10일 서울 CGV강변 영화관에서 열린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글로벌 확장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향후 20년을 위한 성장 전략으로는 ▲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 등을 활용한 미래형 극장 구축 ▲4DX‧스크린X‧VR시네마 등 상영기술 자체 개발로 영화에 대한 몰입감 혁신 ▲영화 관람 외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문화 플랫폼 강화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 등 온라인 콘텐트 플랫폼의 위협과 박스오피스 성장세 둔화를 극복하는 한편, 해외 진출에도 적용해 글로벌 역량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CJ CGV는 1998년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강변11(현 CGV강변) 개관한 이래 국내 최대 극장사업자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날 포럼에서 서정 대표는 “CGV의 다음 스텝은 영화를 넘어선 진화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극장이 기존의 영화 상영업에만 치중해선 더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 이유로는 온라인 콘텐트 플랫폼의 위협적인 성장을 꼽았다.
미국영화협회(MPA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넷플릭스‧훌루 등 온라인 플랫폼이 벌어들인 매출은 321억 달러(약 36조원)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 매출(406억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불과 4년 전엔 123억 달러로, 박스오피스 매출(359억 달러)와 3배 격차가 났음을 감안하면 무서운 성장세다.
서 대표는 또 “국내 연간 극장 관객 수가 2013년부터 2억 명대에 정체된 가운데,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GV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연 5회 이하 극장을 찾는 관람객은 2013년 CGV 전체 관객의 39.5%에서 지난해 35.7%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연 14회 이상 영화를 보는 ‘헤비 유저’의 비중이 같은 기간 13.1%에서 지난해 20.9%로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가벼운 여가로 극장을 찾는 이들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CJ CGV가 도입한 해법은 멀티플렉스를 넘어선 ‘컬처플렉스’다. 극장을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재미가 있는 ‘문화 놀이터’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리뉴얼 개관한 CGV용산아이파크몰이 대표적이다. 차별화된 관람 체험이 가능한 특수관을 강화하는 한편 VR아케이드와 가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 영화 굿즈 전문 스토어 등을 도입했다. 지난 1년간 이 지점의 객석점유율은 다른 CGV 극장 대비 7.7%p 높게 나타났다.

지난 6일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강변에 새롭게 문을 연 숲 컨셉트 특수 상영관 '씨네&포레'. 누워서 영화를 보는 일명 '눕영'이 가능하다. [사진 CJ CGV]

지난 6일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강변에 새롭게 문을 연 숲 컨셉트 특수 상영관 '씨네&포레'. 누워서 영화를 보는 일명 '눕영'이 가능하다. [사진 CJ CGV]

지난 6일 CGV강변엔 실내 캠핑장을 방불케 하는 잔디 슬로프 상영관이 생겼다. 완만한 경사의 인조 잔디 슬로프에 빽빽한 의자 대신 편안한 빈백‧카라반 형태의 좌석을 널찍하게 마련하고 벽면엔 북유럽에서 공수한 순록이끼를 심었다. 산소발생기로 상영관 내부를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으로 유지한 것도 특징. 영화를 보며 ‘치맥’을 즐기는 등 소풍 기분도 낼 수 있다. 일반 상영관보다 비싼 관람료(성인 기준 좌석별 1만2000~2만3000원)에도 개관 첫 주말 객석이 83%까지 차는 호응을 얻었다.
서 대표는 이에 더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영화를 추천하는 등 개별 관객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스마트 시네마’, 극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몰입감 높은 특수관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 “한국‧미국 같은 포화상태의 영화시장에서도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도네시아처럼 인구 수에 비해 영화산업 기반시설이 부족해, 잠재력이 큰 시장을 발굴해나가는 것도 또 하나의 전략이다. 현재 CJ CGV는 국내 151곳, 해외엔 미국을 포함해 터키‧베트남‧중국‧러시아‧인도네시아‧미얀마 등 7개국 312개 극장을 운영 중이다. 스크린 수는 해외 극장 체인에 진출한 4DX·스크린X 수를 더하면 전 세계 약 4000개로 세계 극장업계 5위 수준. 1위는 중국의 극장체인 완다그룹, 2위는 유럽의 씨네월드다.

관련기사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 20주년 포럼 #극장의 놀이터화, 해외 진출 등 내세워 #인조 잔디 실내 캠핑장 같은 영화관도 신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