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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종업원 일부, 행선지 모른채 한국 왔다 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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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10일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평화를 논의하는 대화를 진정성 있고 지속가능하게 한다”며 “인권 문제는 대화의 장애물이 아니다. 신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한국을 찾은 킨타나 보고관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금번 방한의 주요 목적은 현재 진행 중인 북측과의 대화에 인권 의제를 포함하도록 재차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평화 논의를 시작하면서 인권 의제를 제외하면 미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권을 논하지 않고는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번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보고관, 기자회견 #기획입국설 여종업원 관련 "의사 존중돼야"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특별인권보고관.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특별인권보고관. [뉴스1]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과 대화하고 있는 한ㆍ미 양국 정부를 향해선 “판문점 선언과 북ㆍ미 정상 간의 합의문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고, 관련 전략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판문점 선언 상의 ‘번영’은 북한 주민의 경제권ㆍ사회권을 의미한다. 이를 토대로 북한과 직접 인권 문제를 협의하거나 북한 정부가 유엔과 관련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이러한 메시지를 북측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기획입국’ 의혹이 불거진 탈북 여종업들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 북한으로의 송환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으면 (송환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과의 면담에 대해선 “(여종업원) 12명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만났다”면서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에 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들의 의사에 반해 납치된 것이라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에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규명 조사를 요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방한 내용 등을 토대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올 10월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 제출한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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