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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유튜버' 바이두 임원에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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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앱(APP) 최고콘텐츠책임자, 파피장(papi酱)씨를 환영합니다

6월 19일, 중국 인터넷 공룡 바이두(百度)의 웨이보에 올라온 소식 하나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스타 왕홍(网红 왕훙, 우리나라로 치면 인기 유튜버나 파워블로거) 파피장(papa酱)을 바이두 앱(APP)의 콘텐츠 담당 임원(首席内容官 최고콘텐츠책임자)으로 발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인사발령은 안하고 마케팅에 활용 꼼수

이 소식의 여파는 만만치 않았다. 바이두 웨이보 공식 계정 밑에는 우려의 댓글이 수도 없이 달렸다.

바이두가 공식 계정에 올린 파피장 임원 임명 소식 [사진 바이두 웨이보]

바이두가 공식 계정에 올린 파피장 임원 임명 소식 [사진 바이두 웨이보]

“파피장이 언제적 파피장이냐”
“바이두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과감한 결정이기는 한데 옳은 결정인지는…”

파피장은 중국에서 왕홍 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지난 2016년, 1인 방송에 실을 광고가 경매에서 7분 만에 2200만 위안(약 38억 8000만 원)에 낙찰되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스타 왕훙이다.

날마다 새로운 왕홍이 탄생하는 상황에서, 2년 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파피장을 무려 바이두의 임원으로 앉힌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 것.

파피장 [사진 만만칸]

파피장 [사진 만만칸]

사실 중국 기업의 스타 임원 임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1인 미디어로서 파급력을 지닌 BJ 파피장이 바이두 임원으로 발탁된 사실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파피장이 실제로 바이두에 입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네티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연예인이 임원이 됐다고 하면 "마케팅이겠지" 하고 넘겼을 거다. 그런데 본인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왕훙이 바이두의 '콘텐츠 담당 임원'이 됐다고 하니 '예능'이 아니고 '다큐'가 됐다. 필자도 그랬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결과적으로 네티즌의 이같은 우려는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6월 21일, 중국 매체 신징바오(新京报)는 "이번 바이두의 파피장 임명은 마케팅 제휴를 목적으로 하며, 실제 인사 발령은 없었다"고 바이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시 말해 6월 19일 바이두 공식 계정에 올라온 소식에서 '파피장 임원 임명'은 시선 끌기를 위함이었고, 실질적인 강조점은 그 뒤(홍바오 이벤트)에 있었다는 얘기다.

“바이두 앱(APP) 콘텐츠 담당 임원, 파피장(papi酱)씨를 환영합니다.  파피장씨의 바이두 출근 첫날을 기념해18억 위안(3050억 원)의 현금 홍바오(红包)를 뿌립니다

어찌됐건 바이두는 1세대 왕홍 파피장을 바이두 앱 콘텐츠 담당 임원으로 발탁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6시, 파피장은 자신의 웨이보에 월드컵과 관련한 동영상을 업로드 했다. 이 영상의 말미에는 바이두의 홍바오 이벤트 홍보 영상이 삽입됐다. 6월 22일 기준,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1753만 회를 기록했다.

파피장 [사진 만만칸]

파피장 [사진 만만칸]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연예인을 자사 임원으로 발탁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2015년 9월, 창훙그룹(长虹集团)이 중국 배우 덩차오(邓超)를 제품 담당 책임자로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안젤라베이비, 주걸륜(저우제룬)과 같은 스타들이 잇따라 기업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렇다면, 이들 스타군단은 해당 기업 임원이 된 이후 관련 업무를 수행했을까?

왼쪽부터 안젤라베이비, 저우제룬, 린겅신 [사진 duifang.com, 마오옌, 이매진차이나]

왼쪽부터 안젤라베이비, 저우제룬, 린겅신 [사진 duifang.com, 마오옌, 이매진차이나]

없지는 않다. 게임 회사 최고창조책임자(首席创造官)로 임명됐던 가수 겸 배우 천허(陈赫)는 게임 기획에 참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대부분 이름만 올려놓은 ‘명예 임원’이었을 뿐, 실제 업무에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안젤라베이비/ BeautyCam '최고미모책임자(首席颜值官)'
2016년, 저우제룬/ VIP닷컴 '최고기쁨책임자(首席惊喜官)'
2017년, 린겅신/ 아이치이(爱奇艺) '최고독촉책임자(首席催更官)'

'최고미모책임자', '기쁨책임자', '독촉책임자' 등 타이틀에서 미루어 알 수 있듯, 스타의 임원 발탁은 브랜드 이미지 형성과 마케팅 홍보를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브랜드 홍보 모델'의 변형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바이두가 이번에 파피장을 ‘최고콘텐츠책임자’로 선택한 것 역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쇼트클립이나 콘텐츠 영역에서 반격을 노리려는 바이두의 숨은 야심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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