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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 코치 첫날 구조는 오보…건강 악화 소식이 오보 배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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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사진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8일(현지 시간) 태국 북부 탐루엉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 13명 중 4명이 무사히 구조됐다. 9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축구팀 코치 엑까뽄 찬따웡(25)이 생존자 중 몸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아 첫번째 구조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오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는 당초 예상대로 마지막에 구조됐다.

코치는 깜깜한 동굴 속에서 버틴 열흘 동안 소년들에게 음식과 물을 양보해 체력이 더 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가 코치가 첫번째 구조 명단에 포함됐다는 오보가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코치는 동굴에서 소년들에게 음식을 나눠줬을 뿐 아니라 명상하는 방법과 체내에 에너지를 비축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며 정신적 건강도 보살폈다. 10살 때 부모를 잃고 수도승 생활을 했지만 3년 전 할머니의 병환 소식을 들은 뒤 수도승 생활을 접었다. 코치는 할머니가 거주하는 북부 치앙라이주 매사이로 왔다. 이곳에서 그는 새로 설립된 유소년 축구팀 ‘무빠’의 보조 코치로 일하기 시작했다.

코치의 오랜 친구는 워싱턴포스트(WP)에 "그는 자기 자신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했다"며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대로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처음 실종 소식이 알려졌을 때 아이들을 동굴로 데려간 엑까뽄 코치에게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치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태국 국민은 '신이 소년들이 동굴에 갇히는 역경에 대비해 코치를 축구팀에 보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WP는 전했다.

한 소년의 어머니는 "코치가 함께하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겠는가? 우리는 절대로 코치를 비난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캡처]

[태국 네이비실 페이스북 캡처]

엑까뽄 코치와 12명의 아이들은 실종 열흘 만에 동굴 입구에서 5㎞가량 떨어진 곳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그리고 8일 4명이 무사히 탈출했다. 구조 당국은 몇달간의 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앞으로 나흘이 구조의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9일 오전 중 구조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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