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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못 참아” 여성만 6만 명 거리로 뛰쳐나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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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일 오후 서울 혜화역 근처 무대 위에서 한 여자가 오랫동안 길러온 머리를 삭발했다. 그가 말했다. “지금까지 여성이기에 받은 크고 작은 차별이 있었습니다. 남들이 정해 놓은 틀 속에 박힌 채 더 이상 살지 않겠습니다.” 무대 아래 수만 명의 여성은 그를 향해 “상여자!” “자이팅!”(자매+화이팅)이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뉴페미니스트 시대

이날 혜화역에서는 다음카페 ‘불편한 용기’가 주최한 3차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열렸다. 불편한 용기는 성평등을 위해선 세상이 불편할 정도로 용기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주최 측 추산 6만 명, 경찰 추산 1만9000여 명의 여성이 참가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여성만 참여하는 시위도 흔치 않지만 이 정도 인원이 모인 것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여성 거리 시위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에서 세력을 키운 페미니스트가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 운영진은 중앙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일상적인 몰카 피해가 있었음에도 여성들은 이를 ‘예민한’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성장해 왔다”며 “그렇게 쌓인 분노가 시위 참가자 수로 나타난 것 같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다음달 4일 서울 광화문에서 4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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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지·여성국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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