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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가 월드컵 결승 오른다면 … 고민에 빠진 윔블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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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방송센터에서 8일 잉글랜드-스웨덴 월드컵 8강전을 시청하는 윔블던 관계자들. [로이터=연합뉴스]

방송센터에서 8일 잉글랜드-스웨덴 월드컵 8강전을 시청하는 윔블던 관계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윔블던에는 또다른 이벤트가 더해졌다. 테니스 그리고 월드컵이다.’

남자 단식 결승과 월드컵 시간 겹쳐 #윔블던 흥행과 시청률에 악영향

8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의 올해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28년 만에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윔블던 테니스 대회장에 축구 열풍이 몰아닥치고 있다는 뜻이다.

8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 관중석 곳곳에는 스마트폰으로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이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간 러시아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8강전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테니스 경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관중석에서 축구 중계를 시청하지 못하게 했지만 윔블던 테니스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축구를 동시에 즐기려는 팬들을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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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면서 윔블던 대회 조직위원회는 고민에 빠졌다. 윔블던 테니스 남자 결승전이 15일 오후 10시(한국시각)에 시작되는데 분위기가 한창 고조될 무렵인 16일 0시에 월드컵 결승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윔블던과 월드컵 중계권을 모두 갖고 있는 영국 BBC는 지난해 7월 국제축구연맹(FIFA)에 월드컵 결승 시간 변경을 요구했지만, FIFA는 경기 일정을 원안대로 관철시켰다. 그러자 윔블던 대회 조직위원회 측은 BBC가 윔블던 결승 당일 BBC1으로 테니스 중계를 하다가 월드컵 결승이 시작되면 BBC2로 채널을 옮겨 중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BBC가 1927년부터 윔블던을 중계한 이래로 경기 도중 채널을 옮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믹 데스먼드 윔블던 대회 광고 미디어 디렉터는 “그 시간에 월드컵 결승전을 치르겠다는 FIFA의 결정이 놀랍다”면서 “(잉글랜드가 월드컵 결승에 오르더라도) 우리는 윔블던 결승전 시간을 그대로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잉글랜드의 월드컵 4강전 결과가 윔블던 시청률과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웨덴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갤럭시)는 잉글랜드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43)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웨덴과 잉글랜드의 8강전 결과를 놓고 내기를 걸었다가 벌칙을 수행하게 됐다. 스웨덴이 0-2로 졌기 때문이다. 베컴은 즐라탄에게 “잉글랜드가 이기면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셔츠를 입고 경기를 봐야 한다. 또 하프타임 때는 피쉬 앤 칩스(영국 대표음식)를 먹어야 한다”는 벌칙을 내걸었다. 반면 즐라탄은 “스웨덴이 이기면 가구업체인 이케아에서 내가 원하는 물건을 다 사달라”고 제안했다. 결국 스웨덴이 패하자 즐라탄은 “내가 갈게. 축하해”란 글을 남겨 약속을 지킬 뜻을 밝혔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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