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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전형 통과 좌우하는 이력서·자소서 잘 쓰는 법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정혜련의 영원한 현역(17)

한 취업포털사이트에 서류전형에 합격 여부를 좌우하는 항목들이 공개됐다. 과연 어떤 것이 1위를 차지했을까? 바로 약 50%에 해당하는 자기소개서다. 의외로 자소서를 잘 갖추지 않고 이력서만 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특히 경력직의 경우 더 심하다. 깊은 첫인상을 남기는 파워이력서와 자소서를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뤄볼까 한다.

서류전형 시 합격여부를 좌우하는 항목. [자료출처 잡코리아]

서류전형 시 합격여부를 좌우하는 항목. [자료출처 잡코리아]

이력서엔 구체적인 성과 들어가야=경력직임에도 근속 기간과 부서, 직급만 기재한 너무 단순한 이력서가 왕왕 있다. 또 부서 이동을 시기별로 두 세줄 만 더 넣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베테랑 채용담당자라 해도 그 두 세줄로 몇 년간의 채용후보자 업무 이력을 다 파악해 내긴 쉽지 않다.

이력서에는 근속연수와 현재 소속부서와 포지션은 물론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내가 어떠한 업무를 담당했고, 현재는 어떤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지가 들어 있어야 한다. 또 단순한 담당 업무 나열이 아니라, 그 업무를 하면서 구체적으로 낸 성과를 적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성과를 좀 더 객관적·합리적으로 어필하려면 수치가 더해져야 한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그 회사의 고성과자(high performer)의 기준이 불분명하니 일단 수치로 어필하자. 가령 세일즈맨이라면 일정 기간의 목표 수치를 보여주고, 그에 얼마만큼 맞췄는지 비율로 표시한다.

같은 레벨의 세일즈맨 가운데 상위 몇 %였는지 등이 실적을 말해주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지표다. 계량화가 쉽지 않은 직무라도 충분히 본인의 실적을 객관화할 수 있다.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기여도와 성과를 쓰고, 그 프로젝트로 인해 회사가 어떠한 도움을 받았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모든 회사는 길게는 연간, 짧게는 분기별로 평가시스템이 있다. 인사고과가 업무성적표이랄 수 있다. 본인의 실적을 객관적으로 어필 할 수 있어서다.

이력서에는 단순한 담당 업무의 나열이 아니라, 업무에 기여했던 구체적인 퍼센티지와 성과를 적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포토]

이력서에는 단순한 담당 업무의 나열이 아니라, 업무에 기여했던 구체적인 퍼센티지와 성과를 적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포토]

상사나 동료의 칭찬 편지나 대내외적인 포상도 성과와 전문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올해의 직원상, 모범상 이런 것이 회사에서 인정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다. 꼭 공식적인 포상이 아니더라도 직속 상사나 동료로부터 받은 칭찬 메시지나 편지가 있다면 추가해도 좋다.

직속 상사로부터 받았다면 성과가 좋았다는 의미고, 동료 그룹으로부터 받았다면 인간관계가 좋았다는 뜻이다. 끝으로 인터뷰, 전문칼럼 기고, 방송 출연, 책 출간 등도 잘 기록해두었다가 대외 활동 사항에 포함하자.

팩트 기반으로, 애매한 활동은 빼라=팩트를 기반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팩트 기반이란 검증 가능한 내용을 넣어야 한다는 뜻이다. 검증이 불가능하거나 업무와 무관한 애매모호한 활동은 오히려 빼는 것이 낫다.

이력서의 남은 칸을 채워 넣으려고 업무와 무관한 짧은 기간의 봉사활동을 기술하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지원한 회사가 자선사업단체가 아닌 이상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만약 직장 공백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에 어떠한 일을 했는지 기술해보자.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원에 다녔다면 그 학원수강증을 증빙서류로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면 여권의 출국과 입국 도장 같은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만큼 이력서엔 직장 공백이 없어야 한다. 큰 의미 없이 장기간 휴식 기간을 갖는 것은 채용담당자가 의구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경력 관리상 좋지 않다.

예를 들어 3개월 미만의 공백이라면 상관없겠으나, 그 이상일 경우 구직 활동이라고만 쓰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외국계 회사도 있다. 취업준비 기간이 무작정  길어지는 것을 이해 못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개월이 넘는 직장 공백기가 있다면 그 기간에도 나의 경력관리를 위해, 나의 발전을 위해 무언가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서전식 자소서는 피하라=자소서 제목은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그려지는 내용으로 뽑도록 하자. 신문기사의 헤드라인이 섹시하면 그 기사의 클릭 수가 많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책의 판매율은 제목이 70% 이상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반면에 가장 읽기 싫은 자소서가 단순 시간의 흐름대로 ‘누구의 몇째로 태어나서’로 시작하는 거다. 이런 식상한 문구는 눈길을 잡아끌지 못한다. 참신한 문구로 시작해보자.

자소서의 제목은 나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그려지는 내용으로 뽑자. [중앙포토]

자소서의 제목은 나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그려지는 내용으로 뽑자. [중앙포토]

이력서가 ‘WHAT’ 위주라면 자소서는 WHAT뿐만 아니라, ‘HOW’도 잘 녹아 들어가 있어야 한다. 자소서는 적어도 내가 목표로 하는 커리어가 무엇이고, 나는 그것을 위해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나의 인생을 짧게 축약한 자서전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인사 담당자는 당신이 몇 남매의 몇째로 태어났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커리어 목표 달성 과정에 스토리 입혀라=커리어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관한 스토리가 들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는 실패 경험담도 써야 한다. 실패경험을 통해 내가 배운 것, 발전한 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하면 된다.

결국 자소서는 나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기 이해가 바탕이 된 자소서는 지원자의 유능함을 입증하는 도구이다. 이를 통해 채용담당자는 지원자가 회사의 문화에 맞는지, 해당 포지션의 적임자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지원자 자신의 성향을 좀 더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제3자인 주변인의 평을 곁들인다든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추가 정보는 자칫 주관적일 수 있는 자소서에 객관성을 입혀 그 사람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입사동기를 써라=채용담당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입사동기이다. 자소서에는 입사동기가 구체적이고도 분명해야 한다. 또 지원한 회사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를 지니고 있음을 어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원한 회사의 포지션이 본인이 이제까지 쌓은 커리어를 활용해 제일 잘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어필하자. 또 회사의 비전을 본인의 평소 인생 철학이나 사고방식과 잘 연결지어 회사에도 기여하고 본인도 발전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 분명 돋보이는 자소서가 될 것이다.

이력서는 구체적인 경력기술이 들어간 완성본과 딱 1페이지짜리로 된 간결한 요약본이 있다. 이렇게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가 회사에서 원하는 버전으로 제출하면 좋다. 또한 자소서는 길어도 절대로 2페이지를 넘어가면 안 된다.

이렇게 작은 디테일이 모이면 큰 강점으로 작용하는 법이다. 채용담당자나 CEO가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자소서는 반드시 꼼꼼하게 읽어본다. 또 잘 된 이력서나 자소서가 그 사람을 면접 때 만나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면접을 볼 때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나 시간 낭비일 것 같은 짧은 판단으로 '노쇼'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사진 freepik]

면접을 볼 때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나 시간 낭비일 것 같은 짧은 판단으로 '노쇼'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사진 freepik]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일련의 채용과정을 스스로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즐기라는 것이다. 면접에 오라는 통고를 받고도 예고 없이 ‘노쇼’ 하는 후보자가 꽤 많다. 이는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결과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원 과정을 통해 배운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당락의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런데 면접을 보더라도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나 시간 낭비일 것 같은 짧은 판단으로 ‘노쇼’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즐기고 또 완주하자. 그러면 만약 떨어지더라도 그렇게 낙담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

정혜련 HiREBEST 대표 nancy@you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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