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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신포 청년몰 눈꽃마을...전통시장의 변신 현장

중앙일보

입력

영화 겨울왕국 속에 들어온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눈꽃마을 건물들. 유럽풍 느낌도 난다. 임명수 기자

영화 겨울왕국 속에 들어온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눈꽃마을 건물들. 유럽풍 느낌도 난다. 임명수 기자

“사계절 눈이 쌓여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해요.”

“영화 겨울왕국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지난 4일 인천시 중구 신포동 신포국제시장 인근 광장에서 만난 10대 여고생들의 말이다. 이들의 말처럼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 6개 건물에는 하얀 눈이 수북이 쌓였다. 유럽의 한 작은 마을에 겨울왕국 속 엘사가 나타나 마법을 부린 것처럼 보였다. 물론 건물 위 눈은 엘사의 마법도, 하늘에서 내린 것도 아니다. 경관을 위해 만든 거다.

신포 청년몰 눈꽃마을 광장는 상시 공연이 가능한 무대가 설치돼 있다. 임명수 기자

신포 청년몰 눈꽃마을 광장는 상시 공연이 가능한 무대가 설치돼 있다. 임명수 기자

사계절 눈이 쌓여 있는 작은 눈꽃 마을

주변 상인들은 이곳을 ‘눈꽃마을’이라고 불렀다. 사계절 눈이 쌓여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신포 청년몰 눈꽃마을’이다. 청년상인들이 점포를 운영하다 보니 젊음, 밝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경관을 유럽풍으로 꾸민 이유다.

청년몰은 전통시장 내 빈 점포나 방치된 일정 구역을 청년(만 39세 이하)에게 제공, 전통시장 활성화 및 청년창업 육성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빈 점포나 공간을 리모델링한 뒤 청년들에게 임대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공모해 선정되면 일정 부분 지원해 준다. 눈꽃마을에는 모두 15억원이 지원됐다.

인천 중구 신포동에 조성된 눈꽃마을에 어르신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인천 중구 신포동에 조성된 눈꽃마을에 어르신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청년몰은 지난달 23일 오픈했다. 개장한 지 얼마 안 돼서 인지 기자가 방문한 4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점포 주인들의 표정은 밝았다. 점포는 광장을 중심으로 모두 2개의 건물에 4~5개씩 입점해 있다. 다른 건물은 경관만 조성된 것이다. 화덕 피자, 해물소바, 닭·새우꼬치, 수제맥주 등의 음식동(각 점포별 210㎡ 규모)과 흑백사진관·천연비누·체험공방의 문화동으로 나뉜다. 맞은편에는 푸드 트레일러(각 10㎡ 규모) 7대 가 운영중이다. 마카롱과 떡갈비, 꼬마김밥 등 간편한 조리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현재 리모델링 중인 한 개 건물과 한 개의 푸드트레일러는 공모를 통해 다음 달 오픈한다.

청년상인 평균 나이 30대 초반

이곳에 입점한 청년상인은 현재 모두 18명이다. 대부분 30대 초반이다. 이들은 5년 동안 이곳에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 첫해 임대료는 전액 국가에서 지원한다. 이후 3년 동안은 중구청이 조례를 제정, 최대 50%까지 지원해 주기로 했다. 청년몰을 오픈 후 관리가 안되면 상권이 다시 침체되거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 내몰림) 우려가 있어서다.

눈꽃마을 광장 앞에 위치해 있는 푸드 트레일러들. 임명수 기자

눈꽃마을 광장 앞에 위치해 있는 푸드 트레일러들. 임명수 기자

화덕피자 전문점을 오픈한 청년상인 이도흔(27)씨는 “자본이 많지 않은 청년들이 창업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공모를 통해 나만의 점포를 갖게 돼 너무 기쁘다”며 “나만의 음식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꽃마을 입구에 조성된 조형물. 임명수 기자

눈꽃마을 입구에 조성된 조형물. 임명수 기자

주민도 상인도 모두 환영

눈꽃마을이 오픈하자 지역주민과 상인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동네에 활기가 넘치고 상권도 살아날 것 같은 기대에서다. 부인과 함께 눈꽃마을을 찾은 조석철(54)씨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모이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눈꽃마을 이미지 [사진 중구청]

눈꽃마을 이미지 [사진 중구청]

인근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김금자(44·여)씨도 “아무래도 관광객이나 젊은 친구들이 오면 매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많은 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주말이면 가득 차는 신포국제시장과 달리 바로 옆 골목인 이곳은 너무 침체해 있었다”며 “앞으로 젊은이들이 많아져 활기찬 골목이 되고 상권이 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눈꽃마을 위치도 [사진 중구청]

눈꽃마을 위치도 [사진 중구청]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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