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대한항공 ‘감정싸움’으로 번진 기내식 대란…왜?

중앙일보

입력 2018.07.05 20:28

업데이트 2018.07.06 08:16

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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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대한항공과의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지난 4일 열린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회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이 "기내식 부족 사태에 대비해 대한항공에 협조를 구했지만,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대한항공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자신들이 먼저 아시아나항공 측에 '기내식' 지원을 제안했었고, 이를 무시했던 대한항공 측이 이제 와서 책임의 일부를 덮어씌우려 한다고 발끈했다.

기내식 대란 전 첫 번째 만남

5일 두 항공사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지난 3월 25일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 신축 공장에 불이 나자 사흘 뒤인 28일 대한항공에 기내식 공급 관련 문의를 하였다.

이후 아시아나와 GGK관계자는 대한항공 기내식 시설을 직접 찾아가 대한항공 관계자와 협의를 벌였다.

당시 대한항공 측 은 현행관세법에서 부분업무 지원을 금지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문제 소지가 없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시아나가 요청한 기내식 공급 기간에 7~8월 성수기가 겹쳐 시설 부족으로 인해 원활한 공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우리 시설을 둘러본 아시아나 측 관계자들도 추가 지원 여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협조 안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두 항공사의 사전 접촉에도 불구하고 약 3개월 뒤 결국 '기내식 대란'이 터졌다. 지난 4일 박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이 대한항공이 협조하지 않아 사태가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하며 감정싸움이 시작됐다.

박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다른 회사에도 요청했으나 협의가 잘 안 됐다. 극단적으로 말해 칼(KAL·대한항공)이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는데, 죄송스럽게도 협조를 못 받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시설부족 등 불가피한 사유, 오히려 먼저 지원 제안"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총수 일가의 비리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직원 500여 명이 비리 수집 단톡방을 열었다. 이 소식에 20일 대한항공 주가는 한때 2% 가까이 하락했다. [연합뉴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총수 일가의 비리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직원 500여 명이 비리 수집 단톡방을 열었다. 이 소식에 20일 대한항공 주가는 한때 2% 가까이 하락했다. [연합뉴스]

박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대한항공은 황당하고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은 "당시 아시아나와 협의가 잘 안 된 것은 시설 부족 등 불가피한 사유 때문인데, 어떻게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에 대한항공이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기내식 대란' 이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에 먼저 지원을 제안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기내식 대란' 사흘째인 3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40분 두 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아시아나 담당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었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당시 통화에서 동종업계 근무자로서 이번 사태가 안타깝고 도움이 될 부분이 있으면 야간근무를 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 측은 관세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공정이 아닌 전체 공정을 지원한다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 포괄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후 아시아나 측이 관세법 저촉 등에 대해 검토하고 내부 보고를 한 뒤 연락하겠다고 답했다"라며 "하지만 지금까지도 아무 답변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최종 선택은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해 대한항공이 반박하고 나서자 아시아나도 또다시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나는 "이달 3일 대한항공 기내식 담당 임원이 아시아나 담당 임원에게 연락해 지원을 타진한 것은 맞다"라며 "대한항공의 지원 제안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지원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재 기내식 상황이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며 향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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