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모임 뿌리는 ‘담쟁이포럼’…전재수 “밥먹는 모임 해산도 쉽다”

중앙일보

입력 2018.07.05 18:14

업데이트 2018.07.05 18:49

더불어민주당 친문재인계 의원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 멤버들이 5일 일제히 “해산”을 선언했다. 이 모임이 당 지도부를 새로 꾸리는 8ㆍ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대 이슈로 부각되며 “전대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고서다.

이날 오전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엉이 모임은 권력과 패권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다”며 “단순히 밥 먹는 이 모임을 해산하기로 4일 결정했다”고 말했다.
모임 간사 역할을 맡아온 황희 의원도 4일 페이스북에 해산 소식을 알리며 “그저 밥 먹는 모임을 그만두는 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 당에 기여하는 연구모임을 만들자는 것도 전대 이후로 검토를 미루겠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청문회에서 질의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청문회에서 질의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부엉이 모임의 기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자 모임인 ‘담쟁이 포럼’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익명을 원한 부엉이 모임 소속 한 의원(초선)은 통화에서 “2012년 문재인 후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담쟁이 포럼이 주축이 돼 발전된 형태가 부엉이 모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016년 초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국면 당시 문재인 대표를 엄호하며 곁을 지켰다. 여기에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고 당선된 초선 의원들 일부가 가세하고 2017년 대선 때 조직화된 세력이 되면서 ‘부엉이 모임’이라는 이름도 붙여졌다고 한다.

이 모임이 전대 국면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뒤 야당은 “여당 내 유력 인사들의 사조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계파주의 부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친문이라고 언급되는 사람들이 이름까지 붙인 사조직을 만드는 것이 대통령과 당에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지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엉이 모임 회원인 한 의원도 “솔직히 전대를 앞두고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순수하게 보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가야 할 방향과 앞으로 해야 할 일 등을 논의하기 위한 초선 토론회 '민주당 한걸음 더! 초선,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를 개최했다. 변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가야 할 방향과 앞으로 해야 할 일 등을 논의하기 위한 초선 토론회 '민주당 한걸음 더! 초선,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를 개최했다. 변선구 기자

◇“당이 청와대 견인 못하면 망한다”=지방선거 압승 이후 민주당 진로를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5일 마련된 초선 의원 토론회에서는 차기 당 지도부에 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토론회에서 김종민 의원은 “혁신의 실천을 보여줄 때 통합이 유지될 수 있다”며 혁신을 주도하는 당 지도부 리더십을 강조했다. 박정 의원은 “상대 정당도 껴안아서 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과 청와대 간 수평적 동반자 관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사법개혁, 사법기관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선 그 효용이 점점 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역할을 못해 정부 출범 후 1년이 지난 마당에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아름다운 침묵이 될 수 없다.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견인하지 못하고 따라가는 데 익숙해지면 망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 초선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 뉴스1]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 초선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 뉴스1]

이날 토론회에 자유한국당 초선 강효상 의원이 예고 없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 의원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하듯 경쟁상대의 생각을 알아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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