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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올림픽 기념품"불티난다"|취급점마다 즐거운 비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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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올림픽 개막식과 경기관람을 위해 외국 관광객들이 몰러들면서 올림픽 관련 각종 기념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외국선수·관광객들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수집용, 혹은 바이어 선물용 등으로 올림픽기념물을 많이 찾고 있어 기념품 상점마다 즐거운 비명이다.
이같은 인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념품들이 매진되었고 시중가격도 판매가보다 3∼4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나마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SLOOC(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한국은행에 제작을 의뢰, 각 시중은행 본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기념주화는 금·은·니켈·백동화 등 모두 32종. 이중 외국인과 주화수집가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1온스 짜리 「거북선금화」..
액면가 5만원인 이 금화는 기념주화 7종 세트(금화2·은화3·백동화1·니켈화1개)에 포함되어 팔리는데 시중에서는 낱개로만 1백만원을 홋가하고 있다.
7종 세트가 액면가 9만8천원에 판매가가 1백25만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거북선 금화」1개를 사기 위해 7종 세트를 사야하는 셈이다.
그러나 7종 세트도 3만개 전량이 다 팔린 상태여서 프리미엄을 더 붙여서라도 이를 구하려는 주화수집가들과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거북선 금화」의 값은 그야말로 「금값」.
또 판매가가 8만원인 5종 세트(은화3·백동화2)도 인기가 높아 20만개가 모두 팔렸는데 주화수집가들 사이에서는 판매가의 2배에 달하는 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SLOOC에 따르면 15일 현재 기념주화 판매량은 32종 총1천56만개 중 97%가량이 팔렸으며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전량 매진될 전망.
SLOOC의 기념주화 사업에 따른 총 거래 규모도 대단해 제조비·판매비 등을 모두 합쳐2천5백억원에서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LOOC는 당초 액면가에 비해 판매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같이 기념주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기념주화 사업을 통해 올림픽 예산의 12.4%이 달하는 9백29억 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당초 계획을 상향 조정, 주화가 모두 팔릴 경우 1천2백억원의 순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체신부에서 발행해 각 우체국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기념우표의 인기도 대단하다.
특히 지난 5월에 발행한 호돌이 기념우표 1시트는 액면가 2백원이던 것이 시중에서 7백원썩에 거래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 기념우표들을 모은 「88서울올림픽 우표책」의 경우는 판매가 5천5백원 짜리가 무려 6배에 달하는 3만원 선에 팔리고 있으나 그것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기념우표마다 이처럼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체신부가 SLOOC의 의뢰를 받아 발행한 기념우표는 85년부터 연간 8종씩 모두 32종의 1억4천만장.
15일 현재 이중 70%가 팔렸다. 체신부는 이 기념우표 판매로부터 남은 수익금을 SLOOC에 6개월 단위로 지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모두 22억원을 지원했다. 기념우표가 전량 매진될 것으로 보이는 10월말까지는 모두 25억원을 SLOOC에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판한 기념메달도 인기가 높아 금·은·동메달 1세트는 판매가 91만5천원으로 모두 1만5천 세트를 생산했지만 해외 판매분 3천 세트를 뺀 국내판매용 1만2천 세트 중 1천 세트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시중에서는 이 세트를 구하기 어려워 거래가격이 1백만원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금메달은 낱개로 판매하지 않지만 은·동의 경우는 낱개로 각각 5천개씩 발행한 것이 대부분 팔려 수십개씩 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중가격도 판매가인 9만원·2만5천원보다 거의 2배 수준인 l5만원·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도 SLOOC가 공식 지정한 기념품 제조업체들도 외국인들의 수요가 부쩍 늘어나면서 판매량이 제한되어 있는 한정품은 거의 다 팔렸으며 다른 품목들도 생산공장의 능력이 미치지 못해 주문에도 미처 대지 못하는 형편이다.
민속공예품 생산 지정업체인 대왕산업의 경우 하회탈·봉산탈 등 88종류의 각종 탈이 들어있는 탈 세트를 33만원씩에 팔고있는데 1만9천8백80개 한정생산품이 매진됐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외국인으로 『신기하게 생겼다』『한국의 민속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조기매진의 이유.
패용 버튼·컵·접시 등을 생산, 판매하는 남교물산은 손잡이가 달린 컵에 호돌이 그림이 그려진 컵 5개 1세트를 1만3천원씩에 판매하고 있는데 재고품까지 모두 10만 세트가 팔려 계속 하청 등을 주어 생산하고 있으나 물량이 달린다는 얘기다.
이 업체에서는 패용 버튼에 호돌이 경기종목을 그려 넣어 8백원씩에 판매하고 있는데 방한한 외국선수들이 1개씩은 기념으로 사가는 것 같다는 회사측의 분석이다.
순금·순은으로 만든 「서울 컵」도 남교물산에서 생산하는 특이한 기념품이다.
88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높이도 19.88cm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1천9백88개를 한정 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순금컵은 5백55만원, 순은컵은 1백25만원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높은 인기를 끌고있다.
에덴 상공사에서는 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 배지세트를 8천8백원씩에 팔고 있는데 이 가격도 88올림픽에 맞춰서 결정했다는 것.
에덴 상공사는 미국의 코카콜라사와 제휴, 올림픽공원 안에 배지교환센터를 열고있는데 외국선수들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핀·배지 등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면서 자사제품을 판매한다는 아이디어가 히트, 10여개의 하청공장을 주야로 가동시켜 겨우 주문량에 댈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에덴 상공사는 미국지역에 호호(HOHO)라는 판매대행사를 통해 호돌이 배지 등 기념품을 수출까지 하고있다.
현재 올림픽관계 기념품은 각 백화점, 올림픽기념품 상설전시장인 관훈빌딩 인간문화재 전시장, 인사동 홍익빌딩, 그리고 각 지하철역 판매장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데 처음에는 내국인 고객이 많았으나 개막식을 앞둔 9월초부터는 외국인대 한국손님의 비율이 역전돼 6대4정도로 외국관광객이 많이 몰리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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