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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아트 코딩으로 디지털 소통 능력 강화하라"

중앙일보

입력

내년부터 코딩 공교육... #또 하나의 사교육 vs 디지털 소양 #텍스트 대신 시각적 결과물 얻어내는 '아트 코딩' #전공 상관없이 다양한 진로 모색 가능 #디지털 교육, 왜 배워야 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우선·

“10년 전, 누구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주목받는 직업이 될 거라고 예상 못 했죠. 동영상에 능숙한 1인 미디어가 활발할 거란 정도였어요. 소통 능력과 표현방식의 변화가 이유였죠. 컴퓨터 언어를 활용하는 작업인 코딩도 마찬가지예요. 디지털 세상과의 다양한 소통 능력을 강화해 주니까요.”

내년부터 시행되는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을 앞두고 최근 ‘코딩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국·영·수에 이어 새로운 ‘사교육 짐’이 됐다는 우려도 있지만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갖춰야 할 기초 소양이라는 시각도 많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두류 휴스턴(드롭박스)과 같이 디지털 세상을 열거나 주도한 이들이 초등학생 시절부터 PC를 통한 다양한 디지털 창작 활동을 즐겼다는 게 이유다.

코딩 공교육에 대한 찬반을 떠나 이미 코딩 학습은 초·중·고생들에겐 중요한 과제가 됐다. 코딩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과 분석적 사고는 빅데이터·머신러닝·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요구되는 디지털 소양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개발자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까지 코딩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필요해진 시대다. 동네마다 들어서는 코딩 학원에만 의지하기 불안한 학부모와 학생은 코딩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학습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해답을 찾기 위해 김혜란 세종대 교수를 찾았다. 그는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순수 예술 전공자다. 대학 시절 그래픽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면서 점차 예술과 공학을 결합한 예술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미디어 아트 창작 활동 붐이 일었던 2000년 당시 디지털 미술관을 표방한 아트센터 ‘나비’의 개관 멤버로 웹 아트 등의 인터렉티브 아트를 알리기도 했다. 현재는 세종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ES(Entertainment Software) 연계 전공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아트 코딩은 일반적인 코딩과 어떤 차이가 있나.
"대부분 코딩을 텍스트 기반의 입·출력 기능을 가진 뜻 모를 컴퓨터 언어를 나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는 정답인 결과가 나오도록 작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아트 코딩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시각적 결과물을 출력하며 이를 위해 하나의 올바른 방법이 있다기보다는 미적으로 얼마나 더 ‘잘’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텍스트 입력대신 마우스 인터랙션, 더 나아가 신체 움직임을 포착하는 센서를 활용하는 보다 직관적인 입력방식을 시각화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의 팝업창 이미지를 붓으로 활용해 그린 작품이다.

동일한 크기, 서로 다른 색상의 사각형을 활용해 반 고흐의 자화상을 그렸다.
A+ 성적을 받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다양한 도형들을 활용해 오드리 햅번의 흑백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다양한 도형들을 활용해 오드리 햅번의 흑백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반 고흐의 '양귀비꽃 언덕'을 원, 사각형, 삼각형 등으로 단순화해 표현한 그림이다.

반 고흐의 '양귀비꽃 언덕'을 원, 사각형, 삼각형 등으로 단순화해 표현한 그림이다.

디지털 이미지 방식 중 비트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는 정사각형의 픽셀이며, 이 픽셀들의 규칙적인 배열이 특정한 그림으로 나타난다. 미술가의 화풍으로 해석하면 신인상주의의 점묘법 같이 서로 다른 색점들의 병렬적 배치를 통해 형상과 색을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다. 또한 수학적 함수관계를 통해 점들이 이어져 선이 되고 선들이 만나 면을 이루고 다시 도형이 되는 이미지 제작방식을 활용하여 마치 기하학적 추상화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실제 세계의 다양한 형태들을 기하학적 형태들로 환원시키거나 아예 어떤 것도 재현하지 않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코딩을 통한 시각화 작업은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우며 또한 다양한 인터랙션을 활용하여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아트 코딩은 예·체능계 학생에게는 컴퓨터가 그림을 그리는 논리적인 방식을 이해하게 해준다. 인문계나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에게는 코딩을 통해 빠르게 그려지는 그림을 통해 자기표현과 창작의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 아트와 코딩의 융합으로 이뤄낸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한다면.
"예술과 코딩이 성공적으로 활용된 분야로 크게 뉴미디어 교육과 체험전시, 전시매장을 활용한 리테일 콘텐츠, 그리고 미디어 아트 순수창작영역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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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신체활동을 통해 변화하는 멀티미디어 영상을 체험하도록 하며 공동의 작품창작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어린이들이 신체활동을 통해 변화하는 멀티미디어 영상을 체험하도록 하며 공동의 작품창작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에서부터 사용자 조건에 최적화된 제품들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들을 제작할 수 있다. 스타필드 하남 매장 내 미디어 인스톨레이션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에서부터 사용자 조건에 최적화된 제품들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들을 제작할 수 있다. 스타필드 하남 매장 내 미디어 인스톨레이션

화가의 붓과 물감처럼 예술가의 도구가 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작품 창작에 활용할 수 있다.

화가의 붓과 물감처럼 예술가의 도구가 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작품 창작에 활용할 수 있다.

- 코딩 교육이 4차산업 혁명 시대의 인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적절한 대답이 아닐지 모르지만 새로운 미래인재가 어느 날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곳곳에서 4차산업 혁명시대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미래의 인재를 발굴하겠다고 하지만 현재의 실제 채용사례를 보면 그러한 인재들을 찾는 수요는 많지 않다. 부서와 분야는 만들어지고 있지만, 기존 인력들이 해당 롤을 대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머신러닝, 빅 데이터 분야에서 일부 채용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채용 시장이 충분히 확대되지 않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많은 대학에서도 소프트웨어 융합 교육을 확대 실시하고 있지만, 졸업생의 진로는 전통적인 전공트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일부 예외적인 사례로 창업하거나 전공을 바꾼 후 취업에 성공하거나 오히려 해외취업 시장에서 환영받는 경우가 아주 종종 있다. 일부 게임회사는 코딩할 수 있는, 적어도 어느 정도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그래픽디자이너를 선호하기도 한다.
다양한 전공영역의 지식에 코딩 능력을 추가하는 것은 지금이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하는 것이다. 현재도 미래도 결국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인재다. 코딩도 결국 수단이니까."

김혜란 세종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ES(Entertainment Software) 연계전공 초빙교수.

김혜란 세종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ES(Entertainment Software) 연계전공 초빙교수.

- 코딩 선행 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 할까.
"코딩은 가상의 데이터와 실제 사물, 시각요소를 연결할 수 있어서 상호작용적인 놀이와 교육을 결합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부모가 생각하는 ‘착한 게임’도 만들 수 있다. 아트코딩을 예로 들면 자신감이 부족하여 그림을 쉽사리 잘 그리지 못하는 아이도 코딩으로 예쁜 그림을 쉽게 그리고 음악이 들어가는 게임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자신감, 성취감을 가지는 데 유용하다. 코딩을 위한 특정 툴을 익히는 것보다는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재미있게 코딩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아트코딩교육의 목표이다.
올해부터는 중학생들에게 내년부터는 초등학생들까지 코딩교육이 의무화된다.  이 때문에 최근 코딩을 배우는 부모도 여럿이다. 정부가 주도하여 추진하고 있는 코딩 교육은 인터넷과 오픈소스를 통한 교육 기회의 평등화를 목표로 한다. 정부가 만든 소프트웨어 중심사회(www.software.kr), 민간에서는 삼성에서 교육하고 있는 주소아(www.juniorsw.com), 네이버 재단의 소프트웨어야놀자(www.playsw.or.kr), 비영리 소트프웨어 교육 플랫폼 엔트리(www.playentry.org)같은 사이트에서 코딩 학습을 위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세종대가 참여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사업(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에서도 대학교육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교육의 가치확산을 위해 초등학생 방과 후 교육, 중학생의 자유학기제, 고등학생 동아리 활동 등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학 동안에는 교사들을 위한 코딩 프로그램들도 무료로 제공된다."

- 코딩 교육에 앞서 학생, 교사가 참고해야 할 점은.
"학생 입장에선 무조건 배워놓자는 마음은 버려야 한다. 교육하는 입장에선 아이들에게 ‘왜 배워야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학습 주제에 대한 관심은 학습 효과와 직결된다. 코딩으로 어떤 소양을 가질 수 있는지도 충분히 알려줘야 한다. 과거 정보통신교육을 한다고 파워포인트, 엑셀을 가르쳤지만, 결과는 모두가 알듯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렇게 과거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소프트웨어 툴 활용능력과 같이 사용자를 향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의 교육은 컴퓨팅 사고와 같이 창작자를 위한 소양을 기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상기해볼 수 있다."

- 학생들의 입장에서 코딩은 취업에 어떤 도움이 될까.
"우선 아트 코딩을 활용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으니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대학교에서 예술과 코딩을 결합한 융합 팀 프로젝트를 몇 년간 진행한 학생은 채용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고 한다. 실무경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대학교에서 어떤 프로젝트들을 진행한 경험이 있었는지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고 들었다. 콘텐츠 기획자, 앱 혹은 게임 개발자뿐 아니라 디지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하는 테크니컬 디렉터, FX 아티스트 그리고 게임 디자이너, UI/UX 디자이너도 아트 코딩으로 직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직업군이다."

기초 코딩학습을 위한 추천도서

[손에 잡히는 프로세싱] 케시이레아스 벤프라이 지음, 황주선 옮김,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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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궁금하다, SW코딩교육이 뭔지] 박은정 지음, 북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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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루비 코딩이랑 놀자] 린다리우카스 지음, 이지선 옮김, 길벗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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