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말뚝’ 조국 발탁이 시작 … 참여연대 김상조, 비고시 강경화 이어져

중앙일보

입력 2018.07.0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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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언론인 오연호씨와 함께 2010년 펴낸 책 『진보 집권플랜』에서 “진보·개혁 진영이 재집권한다면 진보의 고속도로를 깔아야 한다”며 “제도적 말뚝의 수혜로 대중이 ‘진보의 맛’을 보게 되면 그 말뚝을 뽑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일회성 파격 아닌 ‘파격의 시스템화’
군 출신 아닌 국방장관 가능성도

‘말뚝’은 인사의 새로운 표준(뉴 노멀)이자 질서가 됐다. 조국 수석 발탁 이후 법무부 장관(박상기)과 대법원장(김명수), 대법관(김선수 후보) 인사가 이어지면서 ‘파격’이라는 말조차 식상해질 정도다. 비외무고시 출신의 여성 외교수장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최초의 여성이자 이례적인 영관급 예비역 장교 출신의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경제 패러다임 교체를 주창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발탁됐다. 역대 ‘대통령의 집사’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없는 7급 공채 출신의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뉴 노멀’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뉴 노멀 인사는 전방위적이다. 국방에선 해군 출신의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이어 23년 만에 공군 출신의 정경두 합참의장을 기용해 육군 기득권을 허물려 했고, 경제에선 개혁 성향의 금융경제학자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중용해 금융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문화계에선 좌편향 한국사 교과서 논란의 한복판에 있었던 주진오 상명대 교수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관장이 된 게 상징적 사건이다.

자신감 넘치는 인사에도 검증 실패와 ‘코드 인사’ 논란은 계속됐다. ‘유시민(유명 대학, 시민단체, 민주당)’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신조어가 생기면서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경질을 요구하는 야권의 목소리도 커졌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의 방향성은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여권의 분석이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자 다시 교수 출신의 박상기 장관을 내세우고,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뒤에 진보 성향의 김명수 대법원장을 발탁하고,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 후보자가 미끄러지자 윤석헌 원장을 다시 전면에 등장시켰다. ‘국방부 문민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조만간 비군인 국방부 장관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진·정종문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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