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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낚시 명소 평택호, 낭만과 레저넘치는 호수되다

중앙일보

입력

당신이 모르는 평택호관광단지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 모습 [사진 평택시]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 모습 [사진 평택시]

2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충청남도 부여군으로 이어지는 39번 국도. 이 국도를 타고 평택항을 지나 충남 아산 방면으로 달리다 보니 파란색 물결이 일렁이는 평택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1973년 방조제 쌓으면서 생긴 인공호수 평택호 #개발 거듭하면서 레저와 지역 명소로 거듭나

호수 한쪽에 있는 평택호 레저타운 주변엔 오리배와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태풍 쁘라삐룬으로 바람이 심하게 불자 안전 문제로 이틀 전부터 운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레저타운 관계자는 "오늘은 조용하지만, 날씨가 좋은 날은 수상 레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설 정도"라며 "특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야만 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에서 오리배를 타는 시민들 [사진 평택시]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에서 오리배를 타는 시민들 [사진 평택시]

평택호가 경기도의 숨은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예술관·한국소리터 등 전시·공연장은 물론 모래톱공원과 분수 등 볼거리도 풍부해 가족 또는 연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평택호는 1973년 바다였던 평택시 현덕면과 충남 아산시 인주면 사이에 방조제를 쌓으면서 만들어진 24㎢ 규모의 인공호수다. 붕어와 잉어가 많이 잡힌다는 말이 돌면서 전국의 낚시꾼들이 몰려왔다고 한다. 이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7년에는 호수 일대가 관광지로 지정됐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의 평택호 모습 [사진 평택시]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의 평택호 모습 [사진 평택시]

그러나 평택시와 아산시 사이에 있는 호수인 탓에 이름을 둘러싸고 갈등도 벌어졌다. 경기에선 평택호, 충청에선 아산호로 부른 것이다.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이 '아산호기념탑'을 세우면서 '아산호'로 이름이 결정되는 듯했지만 1990년대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가 호수 관리를 담당하고 1994년 5월엔 교통부가 '평택호'로 명칭변경 고시를 하면서 '평택호'로 정해졌다. 하지만 명칭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도 여전하다고 한다.

수상 레포츠 천국 평택호

평택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2000년부터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레저타운이 건설되면서부터다. "가까운 곳에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강원도나 양평·가평으로 수상 레포츠를 즐기던 인파가 평택을 찾기 시작했다.

평택호 관광단지에서 카이트 보딩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 평택시]

평택호 관광단지에서 카이트 보딩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 평택시]

그중에서도 카이트 보딩이 인기다. 패러글라이딩과 웨이크보드가 합쳐진 레포츠로, 하늘에 띄운 대형 연이 바람의 힘으로 보드를 끌면서 스피드를 즐기는 레포츠다. 파도가 없어도 서핑을 즐길 수 있고 윈드서핑보다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윈드서핑을 제치고 정식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다른 곳에서도 탈 수 있지만, 평택호의 경우 호수 위를 달리듯 미끄러지다 방향을 틀며 하늘로 점프하는 순간, 바람과 호수와 자신이 하나가 되는 짜릿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어 반응이 더 좋다고 한다.
물에 빠지고 싶지 않은 연인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을 위한 오리배나 유람선도 있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 모습 [사진 평택시]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 모습 [사진 평택시]

소리터·예술관·공원 등 볼거리도 가득 

레포츠에 관심이 없다면 산책로를 돌면서 관광단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관광안내소를 시작으로, 한국소리터, 평택농악마을, 평택호 예술관, 모래톱 공원이 이어진다.

뱃머리 전망대를 향해 걷다 보면 다양한 모양의 '소리의자'를 만날 수 있다. 해금 모양의 의자에 앉아 버튼을 누르면 해금 연주가 귓가에 퍼진다. 상모의 선을 표현한 의자에선 흥겨운 평택농악을 들을 수 있다.

평택호관광단지 한국소리터 [사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 한국소리터 [사진 평택시]

민속·문화예술인들이 머물며 보유 재능을 전수하는 공간인 한국소리터는 실내공연장(지영희 홀)과 야외공연장(평택농악마을) 등을 갖추고 있다. 세계 인류무형 유산인 평택농악을 비롯한 평택민요, 평택거북놀이 등의 상설공연이 열린다.

평택 출신으로 해금산조와 피리 시나위의 명인인 지영희(1909~1980년) 선생을 기리는 지영희 국악관도 있다. 지 선생은 구전되던 우리 음악을 최초로 오선보에 기록해 현대화에 앞장선 인물로 국민무용 음악인 꼭두각시를 작곡하기도 했다.

평택호 관광단지 예술관 공원 분수대[사진 평택시]

평택호 관광단지 예술관 공원 분수대[사진 평택시]

농악마을 앞쪽으로는 자동차극장이 있어 밤에는 영화를 보며 이색 데이트를 즐길 수도 있다. 연중무휴로 하루 3회 최신영화가 상영된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 [사진 평택시]

경기도 평택시 평택호관광단지 [사진 평택시]

평택호의 본 모습(?)인 바다를 느낄 수 있는 해양자연사 표본전시실도 최근 문을 열었다. 소규모지만 무려 70여점의 동·식물 및 광석 등이 전시돼 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평택호 관광단지 개발은 2023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며 "'평택엔 보고, 즐길 곳이 없다'는 편견을 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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