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tyle_this week]내년 봄여름 남성복 유행을 점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패션업계는 세계 각지에서 열린 남성복 패션위크로 뜨거웠다. ‘패션 도시’라 불리는 파리·밀라노·런던 등 도시들에선 에르메스·루이비통·디올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의 쇼가 앞다퉈 열리며 내년 봄여름 남성복을 선보였다. 남성복 컬렉션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2019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 관전 포인트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왼쪽)와 킴 존스의 모습.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왼쪽)와 킴 존스의 모습.

자리 바꾼 두 디자이너의 대결, 버질 아블로 vs 킴 존스
지난 6월 남성복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사람은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와 킴존스였다. 루이비통의 디자이너였던 킴 존스는 디올 옴므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는 오프 화이트의 수장으로 유명한 흑인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맡았다.

첫 흑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은 루이비통 남성복의 2019 봄여름 컬렉션. 스트리트 패션의 대가로 불리는 버질 아블로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첫 흑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은 루이비통 남성복의 2019 봄여름 컬렉션. 스트리트 패션의 대가로 불리는 버질 아블로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특히 버질 아블로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오프 화이트) 출신으로 루비이통의 첫 번째 흑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입성해 더욱 화제가 됐다. 6월 21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열린 패션쇼 현장에는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가수 카니예 웨스트와 그의 부인인 모델 킴 카다시안, 모델 벨라 하디드, 또 다른 패셔니스타 리한나 등 많은 셀럽과 전 루이비통 남성복 아트 디렉터 킴 존스까지 참석해 화려한 인맥을 자랑했다.
버질 아블로의 옷은 기대했던 데로 스트리트 패션의 분위기를 한껏 풍겼다. 통 넓은 바지와 점프수트, 바람막이 등 클래식한 디자인을 고수하던 종전 루이비통의 옷과는 사뭇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다.

킴 존스가 선보인 디올 옴므 2019 봄여름 컬렉션.

킴 존스가 선보인 디올 옴므 2019 봄여름 컬렉션.

반면 킴 존스가 이끌게 된 디올 옴므는 ‘울트라 럭셔리’라 불리는 그의 별명처럼 고급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핑크빛 슈트와 플라워 패턴은 여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봄엔 역시 꽃무늬

플라워 패턴을 사용한 남성복들. 왼쪽 사진은 겐조, 오른쪽 사진은 디올 옴므.

플라워 패턴을 사용한 남성복들. 왼쪽 사진은 겐조, 오른쪽 사진은 디올 옴므.

전통적인 성별 구분을 없애는 ‘젠더리스’ 트렌드는 여성 봄 패션의 단골 패턴인 플라워 패턴을 대거 등장시켰다. 겐조는 잠옷이 연상되는 가운과 셔츠에 노랑·파랑·빨강의 작은 꽃를 가득 새겼고, 디올 옴므는 알록달록한 플라워 패턴을 프린트하거나 자수로 새긴 셔츠와 롱코트를 선보였다. 꽃 외에도 여성의 드레스에 주로 쓰이는 반짝이(스팽글)도 많이 사용됐다.

반짝이는 은사를 사용해 남성 니트 스웨터를 만든 발망.

반짝이는 은사를 사용해 남성 니트 스웨터를 만든 발망.

하지만 여기에도 법칙은 있었다. 운동화는 단순한 스니커즈나 투박한 어글리 슈즈를 신긴 것. 여성스러움을 도입했지만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스트리트 풍으로 풀어낸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정말 남자용? 여성스러워진 남성 가방

쟈크 뮈스의 2019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 손바닥만한 작은 가방이 이번 컬렉션에 다수 등장했다.

쟈크 뮈스의 2019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 손바닥만한 작은 가방이 이번 컬렉션에 다수 등장했다.

또 하나의 젠더리스 트렌드를 보여주는 건 가방이다. 종전 남성복 컬렉션에 등장했던 가방은 큼직한 빅 사이즈에 무채색 위주의 가죽 가방을 내놓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더 작아지고 여성스러워졌다. 디올 옴므의 킴 존스는 여성용 새들백을 작은 미니 사이즈로 만들어 벨트 백으로 탈바꿈시키더니, 쟈크 뮈스는 손바닥만 한 초미니 백을 디자인해 모델 목에 걸게 했다. 루이비통은 LV 로고를 넣은 미니 사이즈 박스 백과 형광 라임 컬러의 원통형 미니 숄더백을 선보였다. 소재도 여성백에 주로 사용되던 라피아나 플라워 프린트를 사용한 가방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여성 가방인 새들백을 작게 만들어 벨트백으로 변형시킨 디올 옴므.

여성 가방인 새들백을 작게 만들어 벨트백으로 변형시킨 디올 옴므.

루이비통은 미니 박스백과 원통백을 남자 모델들에게 들렸다.

루이비통은 미니 박스백과 원통백을 남자 모델들에게 들렸다.

니트로 메신저 백을 만든 에르메스(왼쪽)와 원통 플라스틱 미니백을 선보인 겐조.

니트로 메신저 백을 만든 에르메스(왼쪽)와 원통 플라스틱 미니백을 선보인 겐조.

슈트는 오버사이즈 재킷의 레트로풍
자신의 원래 사이즈보다 두세 사이즈는 커 보이는 헐렁한 품에, 엉덩이 밑까지 덮는 긴 길이의 재킷이 돌아왔다. 어깨 크기는 지난해보다 덜 과장됐지만 여전히 큼직해서 1960~70년대풍 양복을 떠올리게 한다. 올여름 재킷을 살 생각이라면 조금 촌스러워 보인다 하더라도 내년까지 이어질 복고 바람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현명할 듯하다.

겐조.

겐조.

아크네 스튜디오.

아크네 스튜디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관련기사

스타일 디스 위크

스타일 디스 위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