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Chart: Theater
요즘 연극이 내세우는 건 배우들의 ‘땀’이다. 온갖 디지털 놀이터에 볼거리·놀거리가 넘쳐나는 지금, 아날로그의 대명사 연극이 내세울 거라곤 “배우들이 튀기는 땀을 맞아보라”는 정도다. 이번 주 연극예매 2·3위에 ‘알앤제이(R&J)’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오른 걸 보면, 관객의 니즈도 극중 캐릭터 몰입보다 배우의 매력에 방점이 찍힌다. 각각 셰익스피어와 요나스 요나손의 명작 텍스트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은 게 배우들의 능력치를 극대화한 ‘멀티유스’기 때문이다.
두 작품에선 모든 배우가 ‘멀티’다. ‘알앤제이(R&J)’는 4명의 남자배우만 등장해 줄리엣을 포함한 남·여 캐릭터를 쉴 새 없이 오간다. 엄격한 가톨릭 남학교를 배경으로 학생 1,2,3,4가 금단의 책 『로미오와 줄리엣』을 몰래 낭독하며 빠져드는 설정인데, 줄리엣과 벤볼리오, 존 수사를 학생2가, 머큐쇼, 캐퓰릿부인, 로렌스 신부를 학생3이 맡는 식이다. 배우의 액팅 공간을 둘러싼 무대석에선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파워풀한 배우들의 연기와 움직임을 함께 호흡할 수 있다. ‘창문 넘어
글 유주현 객원기자 사진 쇼노트·연극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