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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포용성 지수는 25개국 중 18위인데 … 무슬림 포용은 24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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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호 06면

한국인은 종교인, 이민자, 동포 2세, 성소수자(LGBT) 등을 같은 한국인이라고 받아들이는 정도가 전 세계 25개국 중 18위인 중하위권으로 나타났다. 1위와 2위는 캐나다와 미국이었고, 가장 낮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일본은 21위였다.

16%만 “무슬림도 같은 나라 사람” #예멘 난민 허용 반대 높은 이유인 듯 #“이민자 2세는 한국 사람” 52% #해외동포 2세엔 27%만 “한국인”

또 한국인은 외국 이민자의 출신 국가에 따른 편견은 없었다. 다만 종교와 관련, 상대적으로 다른 종교에 비해 이슬람교도인 내외국인을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포용하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제주에 입국한 후 난민 신청을 한 이슬람교도 예멘인 486명에 대한 포용 여부와 관련, 부정적 의견이 다소 높은 것(반대 49.1%, 찬성 39.0%, 6월 20일 리얼미터 성인 500명 조사 결과)과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가 4월 20일부터 5월 4일까지 전 세계 25개국(일부 답변의 경우 중국·인도 포함해 27개국) 성인 남녀 2만767명(한국의 경우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같은 나라 사람으로 포용하는 정도(The inclusiveness of nationalities)’ 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국가별 포용 정도 순위는 ▶종교인 ▶이민자 ▶해외동포 2세 ▶성소수자 ▶전과자 ▶극단적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 등 여섯 가지 유형의 사람과 관련해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각각 응답한 비율의 차이를 평균해 산출한 것이다.

한국은 종교와 관련, 이슬람교도에 대해선 응답자 중 16%(조사 대상국 평균 40%)만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25개국 중 24위였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일본(8%)뿐이었다. 상대적으로 불교도와 크리스천을 포용하는 정도는 각각 40%(평균 40%)와 35%(평균 63%)로 높았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이슬람교 국가가 아닌 나라 중 남아공(62%), 캐나다(56%), 프랑스(53%), 미국(50%) 등 4개국의 이슬람교도 포용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 가정 100만 명 시대를 맞아 이민자의 출신 국가에 대한 편견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신 국가별 포용 정도를 보면 유럽 또는 북미(53%), 남미(51%), 동아시아(54%), 동남아시아(53%), 아프리카(53%), 중동(51%)으로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이민자 가운데 한국 국적을 취득했거나(55%, 공동 8위), 국적을 취득했고 한국에서 직업을 갖고 있거나(63%, 공동 4위), 국적을 취득했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경우(64%, 공동 4위) 한국인으로 포용하는 정도가 조사 대상 국가 중 상위권이었다. 반면에 불법 이민자에 대한 포용도(13%, 18위)는 낮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신을 진짜(real)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한국인 중 ‘그렇다’고 답변한 사람이 78%로 조사 대상 국가 중 21위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공동 1위는 중국과 인도로 98%였고 미국은 89%였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독일(76%), 스페인(75%), 사우디아라비아(65%), 일본(64%) 순이었고 최하위는 영국(59%)이었다. 이상일 입소스 코리아 본부장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최근 한국인들의 퍽퍽해진 삶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동포를 한국인으로 포용하는 정도도 낮았다. 외국에서 태어나 사는 동포 2세에 대해 응답자 중 27%만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조사 대상 27개국 중 25위였다. 41%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1~3위는 말레이시아(74%), 미국(55%), 스웨덴(51%)이었다. 오히려 이민 온 외국계 2세에 대해선 응답자의 52%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중국(24%)과 일본(16%)이 최하위권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인은 LGBT(27%, 20위), 전과자(20%, 22위),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25%, 21위) 등에 대해선 포용 정도가 최하위권이었다. 3개 지표에서 모두 일본은 포용 정도가 가장 낮았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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