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CoverStory] 이대로 놔두면 … 수출, 죽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1분기 수출은 8% 줄었는데 수입은 20% 늘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섬유산업연합회 백흠길 상무)

원화 가치가 날마다 급등하면서 수출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5일 한국무역협회가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등 업종별 단체 대표를 초청해 연 간담회에서 업계 대표들은 환율 급락으로 업종을 불문하고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며 정부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박양우 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은 "지난해 30%였던 기계류 수출 증가율이 1~2월 20%, 3월 6.7%로 급락해 올 수출을 지난해보다 20% 늘린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달러당 환율이 890원까지 떨어질 경우 수출 증가율이 10% 선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문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4월부터 수출이 둔화하고 있어 올해 275억 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며 "특히 원-엔 환율이 많이 떨어져 일본차와 경쟁해야 하는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감열 전자산업진흥회 부회장도 "달러당 950원을 예상했던 환율이 너무 급하게 떨어져 채산성 악화와 부품 수입 급증, 중국 등의 시장 잠식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환율 하락 수혜 업종으로 알려져 온 철강과 조선업계도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심윤수 철강협회 부회장은 "단기적으론 원자재 수입단가가 낮아지지만 자동차.전자.조선 등 수요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 철강업에도 좋을 게 없다"며 "특히 중국산 등 수입품이 밀려들어와 국내 산업기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종협 조선공업협회 상무도 "3년 반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수주에서 납품까지 3년가량 걸리는 업종 특성상 환율 리스크가 커지는 게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