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시신 알몸 유기…"범인은 빠른 부패 노렸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25 20:20

업데이트 2018.06.26 20:02

경찰과학수사대 대원들이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 정상 부근에서 지난 16일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집을 나선 후 실종됐던 A양(16)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경찰과학수사대 대원들이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 정상 부근에서 지난 16일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집을 나선 후 실종됐던 A양(16)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전남 강진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A양(16·고1)의 시신을 유기한 범인은 사체처리 방법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53분쯤 강진군 도암면 지석마을 인근 매봉산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 시신의 유전자(DNA)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이 시신은 A양으로 확인됐다.

시신 발견 지점은 해발 250m 정상 부근이다. 시신은 알몸 상태였다.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맨눈으로 신원 확인이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시신의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1. 범인은 알몸 상태는 부패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았다?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여고생이 행방불명된 지 8일 만이다. 24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3시께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 정상 뒤편에서 A(16)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연합뉴스]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여고생이 행방불명된 지 8일 만이다. 24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3시께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 정상 뒤편에서 A(16)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연합뉴스]

A양이 실종된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9일간 강진의 오후 최고기온이 28~31도였고 사흘 연속 비가 내렸다. 이를 고려했을 때 범인은 알몸 상태에선 부패 진행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증거인멸 차원에서 이 같은 짓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 범인은 야생에선 시신 원형보존이 어렵다는 걸 알았다?
경찰과학수사대 대원들이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 정상 부근에서 지난 16일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집을 나선 후 실종됐던 A양(16)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경찰과학수사대 대원들이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 정상 부근에서 지난 16일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집을 나선 후 실종됐던 A양(16)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옷과 소지품 등을 없앤 뒤 멧돼지 등 들짐승이 다니는 길목에 시신을 유기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범인은 시신을 땅에 묻지 않고 잡풀 위에 방치한 채 그대로 달아났다. 알몸 상태로 시신을 놔두면 들짐승 등에 의해 자연스럽게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시신의 원형보존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3. 유력 용의자는 개농장을 운영했었다? 
24일 전남 강진 실종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전남 강진 실종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력 용의자 B씨(51)가 과거 개농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과거 개농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만큼 동물의 사체처리 경험이 많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뉴스1에 “시신을 땅에 묻으면 부패 진행 속도가 더디다. 범인은 증거인멸 차원에서 시신의 부패가 빨리 진행되길 바랐을 것”이라며 “시신의 신원확인은 주로 옷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없앤 점도 경험 많은 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아빠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준다고 했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 B씨는 16일 오후 11시께 집을 찾아온 A양 어머니를 보고 달아난 뒤 다음 날 오전 공사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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