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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쏟아지는 푸른 밤···은하수 만나러 가볼까

중앙일보

입력

여름밤을 수놓은 은하수. [사진 조경철천문대]

여름밤을 수놓은 은하수. [사진 조경철천문대]

별은 항상 머리 위에 떠 있다. 그렇다고 언제 어디에서나 별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명한 대기와 깜깜한 어둠, 이 두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관측이 가능하다. 인공조명을 밝힌 도시에서는 맑은 날씨보다 완벽한 어둠을 만나기가 더 힘들다. 원시의 어둠이 깃든 밤하늘 아래서 수천 개의 별빛을 헤아리는 낭만적인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별과 반딧불이 함께 볼 수 있는 경북 영양 #사진작가 비밀 촬영지 제주 1100고지 휴게소 #화천 조경철천문대는 지름 1m 망원경 갖춰

마침 사계절 중에 은하수가 가장 또렷하게 보이는 계절, 여름이 찾아왔다. 한국관광공사가 7월에 가볼 만 한 여행지로 추천한 ‘별 볼 일 있는 여행지’ 4곳을 소개한다.

별빛 흐르고 반딧불이 깜박이고

경북 영양 영양반딧불이특구. 여러 장 촬영한 사진을 합성해 반딧불이의 궤적을 담았다. [중앙포토]

경북 영양 영양반딧불이특구. 여러 장 촬영한 사진을 합성해 반딧불이의 궤적을 담았다. [중앙포토]

경북 영양은 첩첩산중의 오지다. 이 벽촌으로 ‘밤’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모여든다. 영양의 밤이 도시의 밤처럼 휘황찬란해서가 아니다. 영양은 우리나라에서 밤이 가장 깜깜한 고장이다. 인공조명의 영향이 적어서다. 영양의 밤하늘은 국제사회도 인정하는 밤하늘이다.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영양군자연생태공원 일대는 천문학자가 중심이 된 민간 비영리단체 국제밤하늘협회(IDA)로부터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선정됐다. 덕분에 구름이 없으면 온 하늘에 수천 개의 별이 드러나는 장관이 펼쳐진다. 밤하늘보호공원 안에 있는 영양반딧불이천문대를 방문하면 천문연구원과 함께 별을 관측하며 별자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영양군자연생태공원의 여름밤을 밝히는 빛은 별뿐만이 아니다. 1급수가 흐르는 장수포천 주변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도 있다. 생태공원 안에 영양군이 관리하는 영양반딧불이특구(193만㎡)가 있다. 운문산반딧불이와 애반딧불이는 해마다 5월 말에서 7월 말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고, 늦반딧불이는 8월부터 9월까지 출현한다. 영양반딧불이특구에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됐다.

경북 영양 반딧불이천문대 [중앙포토]

경북 영양 반딧불이천문대 [중앙포토]

떠나요~ 둘이서~ 제주의 별 헤는 밤

제주 별 구경 명소 마방목지.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주 별 구경 명소 마방목지. [사진 한국관광공사]

맑은 밤이면 제주 어디서나 별을 만날 수 있지만, 그중에도 마방목지는 별구경 명당으로 꼽힌다. 5·16도로에 위치한 마방목지는 제주축산진흥원이 관리하는 초원이다. 낮에는 말이 풀을 뜯는 풍경(고수목마)을 보기 위해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이곳의 진면목은 밤에 드러난다. 인적이 끊겨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 너른 초원과 별 조명이 들어온 밤하늘이 맞닿아 있다.
별 이야기를 할 때 빠뜨리면 안 되는 장소가 새별오름이다. 서부 중산간 오름 지대를 대표하는 이곳은 이름만 들어도 별이 떠오른다. 새별오름 정상(519m)까지 30분이면 도착한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에 거칠 것이 없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밤에는 반짝이는 별로 물든 하늘이 보인다.
사진가들이 손꼽는 제주 별구경 명당은 1100고지휴게소다. 한라산 중턱에 있는 1100고지휴게소는 제주와 서귀포를 오가는 자동차로 분주한 낮과 달리, 밤이 되면 한없이 고요하다. 맑은 날에는 감탄사 없이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은 물론 은하수도 볼 수 있다. 별이 비처럼 쏟아진다.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을 굽이굽이 올라야 하므로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지름 1m 반사망원경으로 만나는 우주

강원도 화천 조경철천문대[사진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화천 조경철천문대[사진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화천에는 ‘아폴로박사’ 조경철 박사(1929~2010)를 기리는 화천조경철천문대가 있다. 지름 1m의 반사망원경을 설치했다.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망원경으로는 국내 최대 크기다. 광덕산에 자리 잡은 화천조경철천문대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춰 별이 쏟아질 듯한 비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천문대에서는 매일 밤 8시부터 진행되는 ‘별 헤는 밤’과 저녁 11시에 시작하여 밤새 별을 관측하는 깊은 밤 휴식 같은 ‘심야 관측’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별빛 여행이다.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이 외에 관측기법을 배우는 별사진학교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실습과정도 운영되고 있으니, 천문대에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사전 예약 후 참가하는 것이 좋겠다. 낮에는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인기가 좋은 광덕계곡 여행도 곁들일 수 있다.

편백숲 별빛 산책

전남 장흥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사진 한국관광공사]

전남 장흥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사진 한국관광공사]

전남 장흥 억불산은 울창한 편백 숲으로 유명하다. 측백나뭇과에 속하는 편백은 보통 40m까지 자란다. 언뜻 보면 삼나무나 메타세쿼이아와 비슷하지만, 납작하게 펼쳐진 잎이 특징이다. 장흥군은 이 숲에 숙박 시설과 산책로, 삼림욕장 등을 마련해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를 조성했다. 주말이나 평일 할 것 없이 피톤치드를 즐기려는 사람이 몰린다.
정상 가까운 곳에 정남진천문과학관이 자리한다. 주관측실을 비롯해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시청각실 등을 갖췄다. 주관측실에는 600mm 반사망원경과 152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됐다. 보조관측실에도 망원경 6대가 있어 태양의 홍염과 흑점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잠을 청하러 숙소로 들어서기 전 고요한 편백 숲 밤 산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숲의 오솔길을 걸으면 편백나무 위로 새카만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을 만나게 될 확률이 높다. 사실 여름은 별을 관측하기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 희뿌연 안개가 많이 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억불산 편백 숲 주변은 대기가 깨끗해서 하늘 가득 뿌려진 별을 관찰하기 좋다.

편백숲우드랜드 정남진천문과학관[사진 한국관광공사]

편백숲우드랜드 정남진천문과학관[사진 한국관광공사]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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