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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산행지로 인기 많은 백두대간 줄기 대야산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하만윤의 산 100배 즐기기(25)

대야산 정상을 향하여. [사진 하만윤]

대야산 정상을 향하여. [사진 하만윤]

이번 산행지는 대야산이다. 대야산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하며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과 충청북도 괴산군 괴산읍에 걸쳐있다. 서울에서 가면 백화산과 희양산을 지나 속리산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의 길목에 있다.

대야산은 특히 깊고 맑고 깨끗한 계곡을 품어 여름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경상북도 쪽에는 선유동계곡과 용추계곡이 있고 충청북도 쪽에는 화양구곡이 있어 무더운 여름이면 휴양을 위해 나선 피서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중 문경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용추계곡 입구에 소나무, 참나무, 야생화 등 다양한 천연림으로 이뤄진 국립 대야산 자연휴양림까지 있으니 힐링하기 좋기로 이만한 곳이 없다.

용추계곡으로 가는 초입. [사진 하만윤]

용추계곡으로 가는 초입. [사진 하만윤]

이번 산행에는 용추계곡을 따라 용추폭포, 월령대를 지나 밀재를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다. 새벽 일찍 서울 사당을 출발한 버스는 2시간 30분여를 달려 용추계곡 입구 들머리에 도착했다. 6월 초, 때 이른 여름 날씨에 너무 무덥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날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 기분 좋게 산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까지 하게 됐다.

입구에서 배낭을 고쳐 맨 일행은 초반 계곡을 따라 난 산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걷기 시작한다.

아직 물이 많지 않아 여기저기 맨바닥을 드러낸 용추계곡. [사진 하만윤]

아직 물이 많지 않아 여기저기 맨바닥을 드러낸 용추계곡. [사진 하만윤]

등산로 초입부터 만나는 용추계곡은 아직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여기저기 맨바닥을 드러내 보인다. 그래도 졸졸졸 쉼 없이 물이 흐르고 푸른 숲 사이에서 언뜻언뜻 시원한 산바람까지 불어와 산행이 한결 상쾌하다. 그렇게 기분 좋게 20여 분을 걸으니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은 용추폭포가 나타난다.

중간의 선명한 하트모양의 소가 독특한 용추폭포. [사진 7080산처럼]

중간의 선명한 하트모양의 소가 독특한 용추폭포. [사진 7080산처럼]

바위에 용의 비늘 자국이 선명한 용추폭포 

두 마리 용이 계곡을 박차고 하늘로 오르면서 팬 곳이라는 전설이 무색하지 않게 폭포 위쪽 바위에 용이 승천할 때 남긴 비늘 자국이 선명하다. 용추폭포는 회백색 바위를 타고 흐르는 낙차가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폭포 중간에 자리 잡은 하트 모양의 검푸른 소(沼)가 있어 신비롭기까지 하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넓은 바위에 걸터앉아 흘러내리는 폭포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소를 바라보고 있자니 등을 흠뻑 적신 땀이 절로 식는다.

달빛이 계곡에 비친다는 월영대 이정표. [사진 하만윤]

달빛이 계곡에 비친다는 월영대 이정표. [사진 하만윤]

용추폭포에서 또 20여 분을 오르면 맑디맑은 계곡에 달그림자가 비친다는 월영대가 나온다. 잠시 주변에 널린 널따란 바위에 앉아 계곡을 바라본다. 짙푸른 녹음 한 가운데 잔잔히 흐르는 계곡을 바라보는데 그 안에 달까지 떠 있다면 그 정취가 어떠할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잠깐의 달콤함에서 깨어나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한다. 월영대는 밀재로 가는 길과 피아골로 가는 길이 나뉘는 지점이다. 일행은 밀재로 향했다.

새벽 일찍 출발해 제법 허기가 진 일행은 밀재 근처 여유 공간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점심을 해결한다. 그리곤 곧바로 정상을 향해 오른다. 원정 산행이 늘 그렇듯 시간 여유가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봉우리 이름 대신 ‘대야산’을 새긴 정상석. [사진 하만윤]

봉우리 이름 대신 ‘대야산’을 새긴 정상석. [사진 하만윤]

정상까지 등산 시간은 2시간 30분  

대야산은 해발고도가 931m에 달하지만 오르기가 그리 힘든 것은 아니다. 계곡 초입에서 2시간 30분 정도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다만 밀재부터는 제법 경사진 오르막과 바윗길이 등장하니 긴장하며 올라야 한다. 그렇게 정상 부근에 다다르면 백두대간의 오밀조밀한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오고 데크를 따라 오르다 보면 곧이어 대야산 정상인 비로봉에 설 수 있다.

조선 철종시대 『대동지지』에 ‘대야산은 희양산 남쪽 갈래로 제일 높은 봉우리가 비로봉이고 선유동의 주산’이라고 기록돼 있지만, 33m² 남짓한 정상 인근 중심에 서 있는 정상석에는 봉우리 이름 대신 ‘백두대간 대야산’이라고만 새겨놨다.

정상에서 인근 산 풍경을 하나하나 찬찬히 바라보다 일행은 밀재 방향이 아닌 피아골 방향으로 길을 잡고 하산을 시작했다. 오를 때보다 더 가파른 내리막길이라 더 조심하며 내려가야 한다.

월영대에서 산행의 피로를 씻겨 보냈다. [사진 7080산처럼]

월영대에서 산행의 피로를 씻겨 보냈다. [사진 7080산처럼]

그렇게 2km 남짓 하산하다 밀재와 다시 만나는 월영대 삼거리 지점에 다다른다. 잠시 월영대 계곡에 발을 담그며 서둘러 오르내리느라 미처 느끼지 못했던 여유를 만끽해본다. 오래 발을 담그고 있기에 물이 제법 차다. 그래도 잠깐의 호사에 산행의 피로 또한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간 듯했다.

용추계곡-용추폭포-월영대-밀재-대야산-피아골-월영대-용추계곡. [사진 하만윤]

용추계곡-용추폭포-월영대-밀재-대야산-피아골-월영대-용추계곡. [사진 하만윤]

총거리 약9.3Km 시간 약 5시간 20분. [사진 하만윤]

총거리 약9.3Km 시간 약 5시간 20분. [사진 하만윤]

하만윤  7080산처럼  산행대장 roadinm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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