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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커피가 사라질지도… 커피의 3대 적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병엽의 커피이야기(9)

커피나무. 최대 100년까지 살 수 있지만 커피 열매를 맺는 기간은 약 25~30년 정도다. [중앙포토]

커피나무. 최대 100년까지 살 수 있지만 커피 열매를 맺는 기간은 약 25~30년 정도다. [중앙포토]

커피는 농작물입니다. 일반적으로 커피 씨앗(생두)을 땅에 심은 후 상업성을 갖춘 커피를 수확하기까지 약 3년의 세월이 걸립니다. 이 기간에 커피 농부들은 온도, 수분, 해충 등을 매일 점검하고 서리, 가뭄, 잡초 등으로부터 커피나무를 보호해 건강한 커피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커피나무는 최대 100년까지 살 수 있지만 커피 열매를 맺는 기간은 약 25~30년 정도입니다. 이 기간에 커피나무의 성장을 방해하고, 좋은 커피를 수확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인이 발생하며 이러한 성장 방해 요인으로부터 커피나무를 지키는 것은 커피 농가의 큰 숙제입니다.

1. 커피 녹병(Coffee leaf rust)
1896년 최대 커피 생산지였던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커피 녹병은 커피나무의 잎을 말라 죽게 하는 곰팡이입니다. 커피 녹병으로 인해 당시 스리랑카의 커피 묘목이 모두 사라지게 됐죠. 라 로야(la roya)라고 불리는 이 곰팡이는 전 세계 커피 생산지로 퍼져나가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1896년 최대 커피 생산지였던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커피 녹병은 커피나무의 잎을 말라 죽게 하는 곰팡이다. [사진 pixabay]

1896년 최대 커피 생산지였던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커피 녹병은 커피나무의 잎을 말라 죽게 하는 곰팡이다. [사진 pixabay]

커피 녹병이 발생한 지역은 커피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며, 새로운 커피나무를 재배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농장 운영에 치명적입니다. 커피 농부들과 학자들은 커피 녹병으로부터 커피나무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품종개량을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 녹병에 강한 품종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2. 커피 해충
커피 천공충(Coffee berry borer)이라고 불리는 작은 곤충은 나무, 바위 등에 작은 구멍을 내서 사는 곤충입니다. 커피 천공충의 암컷은 커피 열매 안에 알을 낳고, 유충은 커피를 갉아먹습니다. 커피 천공충으로 인해 커피 수확량과 품질에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커피 농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 곤충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커피 천공충의 암컷은 커피 열매 안에 알을 낳고 유충은 커피를 갉아먹는다. [사진 WIKIMEDIA COMMONS(L. Shyamal)]

커피 천공충의 암컷은 커피 열매 안에 알을 낳고 유충은 커피를 갉아먹는다. [사진 WIKIMEDIA COMMONS(L. Shyamal)]


3. 기후변화
기온의 상승과 강우량의 잦은 변화는 커피 농장의 커피 생산량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커피 재배지역의 위치가 변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커피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커피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농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커피가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수많은 커피의 적을 예방하고 우수한 커피를 지속해서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커피 품종의 개량과 환경보호, 커피 재배 방식의 변화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커피 농부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농가의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는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커피 농부, 농학자,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모두의 노력입니다.

미래의 커피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환경 보호가 커피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에게 더욱 즐거운 커피 생활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병엽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커피리더십파트장 skby@istarbuc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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