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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와인 향에 취하다

중앙일보

입력

플라톤은 와인을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칭송했다.우리나라 사람들도 플라톤과 같은 생각에서 일까. 와인 수입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수량 기준으로 매년 평균 20%씩 증가하고 있다.주 수입국은 여전히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다.2004년 수입금액 비중은 프랑스가 44%였다.그러나 전과 비교하면 감소 추세임을 알 수 있다. 2003년 51%,2002년 55%로 절반 이상이었다.

이른바 '신(新)세계 와인'의 눈부신 약진때문이다.프랑스 및 이탈리아.독일.스페인 등 유럽국 와인은 구(舊)세계 와인으로 분류한다.유럽보다 와인 전통이 짧은 미국.호주.칠레.아르헨티나.남아공산(産)을 신세계 와인이라고 부른다.

미국산의 경우 우리나라 와인 수입액의 15%를 차지하고 있다.그 뒤를 칠레산 와인이 바짝 따라붙고 있다.최근 2년새 칠레산이 한국 와인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신세계 와인 중 강세였던 호주산을 따돌렸고 구세계의 독일.이탈리아.스페인산도 뒤로 내밀었다.

칠레 와인도 시장 점유율이 15%에 육박했다.2004년 13%, 2003년 6%였던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신장세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있는 칠레 와인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 놓고 있다.

칠레는 16세기 중반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최초로 포도농장이 들어선 이후 수세기 동안 고유품종인 파이스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이런 와인 역사에도 불구하고 칠레가 신세계 와인 생산 국가로 불리는 이유는 1980년대 중반부터 와인 산업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칠레 와이너리(Winery:포도농장 안에 있는 와인 양조장)들은 와인 선진국인 프랑스의 양조 기술자들을 초빙해서 선진 기법을 익혔다. 또 젊은 와인 연구가들이 보르도나 캘리포니아로 유학가 배우기도 했다. 좋은 맛을 내기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칠레 와인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뛰어난 맛을 지녀 우리나라에서 고객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칠레의 주요 와인 메이커로는 콘차이 토로,몬테스,쿠시뇨 마쿨 ,카사 라포스톨레 등이 있다.와인 생산지로는 Central Valley가 가장 유명하고 아타카마, 코퀸보 ,아콘카구아,마이포 등이 있다.칠레는 남북 길이가 무려 4000km로 남과 북의 기후 차가 매우 크다. 쪽은 건조한 사막지대이고 남부는 빙하로 덮여 있다. 반면 중앙부는 연중 온화한 날씨가 지속된다. 주요 포도 산지는 대부분 산티아고에서 가까운 중앙 센트럴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포도가 완숙되는 데 충분한 양의 일조량과 온화한 기후가 특징이다. 여름은 무덥고 태양이 뜨겁지만 습기가 별로 없다. 해질녘에는 가을 날씨를 연상케 할 정도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선선한 태평양의 바닷바람은 병충해 예방효과와 더불어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질 좋은 포도 생산을 돕는다.

칠레 포도품종은 다양하다. 경작지의 절반이 고유 품종인 파이스를 재배하지만 새로 생긴 포도 농장들은 대개 프랑스 품종을 많이 심는다. 레드 와인용에는 까베르네 쇼비뇽, 까베르네 프랑, 말벡, 쁘띠 베르도, 멜로가 재배된다. 화이트 와인용으로는 리슬링,세미용, 소비뇽 블랑이 주품종이다.

최고 등급 포도주는 '돈( Don) '이라고 표시한다.아주 오래된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고급와인을 의미한다.6년이상 숙성 와인은 그란 비노,4년 이상 숙성은 레제르바,2년 이상은 레제르바 에스파샬이라고 말한다.

잠실 롯데캐슬골드 내 와인숍 '레뱅' 점장인 최영화(32.여)씨는 "고객들이 칠레산을 만힝 찾는 이유는 값에 비해 맛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라며 "칠레 와인의 인기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와인 1000종을 구비한 최대 와인숍 '레뱅'

지난 2월 오픈한 와인숍 '레뱅(Les Vins)'은 와인 1000여종을 구비하고 있다.국내에서 이같이 많은 와인 종류를 갖고 있는 매장은 거의 없다.특히 보르도산 고급 와인으로 일컫는 '그랑크뤼' 5개 등급의 총 61개 종을 하나도 빠짐없이 구해 놓았다.

특히 그랑크뤼 중에서도 특급와인으로 통하는 무똥 로칠드, 라피트 로칠드,라뚜르, 마고, 오브리옹이 눈길을 끈다.무똥 로칠드의 경우 포도 품질이 좋았던 2000년산이 124만원이고 라피트 로칠드는 142만원,마고는 162만원이었다.

이 때문에 잠실 롯데캐슬골드 내 매장에 항상 와인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개점 두달째지만 입소문을 타고 이미 와인숍의 명성을 얻은 것이다.

잠실 레뱅은 매일유업이 직영하는 세번째 와인숍이다.매일유업 회장이었던 고 김복용회장이 포도주를 좋아해 포도주 수입 사업을 시작했다.김 회장은 2002년 말 역삼동 스타타워빌딩에 1호 와인숍을 열고 지난해 동부이촌동에 2호점을 열었다.

최영화 점장은 "포도주는 환경에 민감한 술"이라며 "수입 과정에서 맛이 변질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그는 포도주는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대형 매장에서 구입할 것을 권했다.최 점장은 보로도와인아카데미와 서울와인스쿨 과정을 거친 와인 전문가다.그는 "포도주를 살때 코르크 마개가 굳어있거나 병 위로 튀어 나온 것은 사지 말라"고 귀띔했다.

레뱅을 자주 찾는다는 무역업자 김모(39)씨는 "와인 매장은 온도가 항상 18도 정도로 서늘해야 한다"며 "레뱅은 포도주 보관 최적 조건을 철저히 지키는 곳"이라고 칭찬했다.이때문에 레뱅 직원들은 더운 날에도 항상 긴팔 옷을 입고 있다.

레뱅의 또 하나 매력은 와인숍이면서 와인바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매장 한켠에 고객들이 와인 맛보기(테이스팅)을 할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2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긴 탁자가 있다.이곳에서 여러 와인 동호회 회원들이 와인을 맛보며 의견을 나눈다.이미 동호회 4군데가 정기적으로 이곳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레뱅은 격주로 한번씩 시음회를 연다.

최 점장은 "데일리 와인(매일 식사때 마시는 포도주)은 1만~2만대의 저렴한 수준의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의 02-2143-0011.

◎ 와인과 궁합이 맞는 치즈

와인의 최고 안주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치즈다. 대체로 가공치즈(보통 비닐에 싸여있는 치즈들)보다 내츄럴 치즈가 잘 어울린다.

치즈 종류는 수없이 많지만 부드러운 연성치즈가 와인과 제격이다.치즈 겉에 하얀 곰팡이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여름에는 녹아 내릴 정도로 부드럽다. 까망베르.브리가 대표적인 연성치즈다.냄새와 자극성이 적어 치즈와 친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즐긴다.매일유업은 몇년전 국내 처음으로 까망베르와 브리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청정지역인 전북 고창 상하면에서 나오는 신선한 우유를 원료로 프랑스 알프마사와 기술 제휴해 만든다.

◎ 와인 에티켓

1. 겸손하라

2. 너무 아는 척 말라

3. 와인 모르는 상대를 무시말라.

4. 레이디 퍼스트를 지켜라

5. 값 싼 와인부터 마셔라

6. 궁금하면 물어봐라

7. 와인 선택은 소신껏 해라

8. 음식과 함께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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