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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밤 11시 전에 잠들어 아침 햇빛 흠뻑 쐬자

중앙일보

입력

요즘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숙면(熟眠·깊이 드는 잠)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많은 학교가 방과 후에도 이름만 '자율'인 강제 보충학습과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어 학생들은 집에 가지 못하고 학교에 남아야 해요. 게다가 야자를 마친 늦은 시간에 학원까지 다니는 아이들도 있고, 집에 와서도 학교·학원 숙제를 하거나 복습을 하느라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잠드는 경우가 많죠. 다시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갈 준비를 합니다. 결국 아이들은 늘 잠 부족에 시달려요. 부족한 잠을 학교에서 청하기도 하고요. 중·고교에서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을 보는 건 아주 익숙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청소년의 적정 수면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청소년 생활 관리 요령 2.수면

‘미국 국립수면재단(NSF)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에 따르면 청소년 권장 수면시간은 8~10시간입니다. 그런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7시간 6분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초등학생은 8시간 19분, 중학생은 7시간 12분, 일반·특목·자율고 학생은 5시간 27분, 특성화고 학생은 6시간 11분이었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아동·청소년의 52.8%는 평소에 잠이 부족하다고 응답했어요. 우리나라 청소년들 대부분 수면이 부족한 상태임을 알 수 있죠.

인체 및 우주를 바라보는 한의학 관점으로 ‘음양관’이 있는데요. 해가 떠 있는 낮은 '양'이고 밤은 '음'이라고 해요. 음과 양은 일정한 리듬에 따라 바뀌며, 균형을 이룬 이상적인 상태를 건강한 상태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음양관을 현대의학에서는 자율신경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활동적이고 긴장 상태인 교감신경은 '양'에 해당하고 안정적이고 이완 상태인 부교감신경은 '음'의 기능과 유사해요. 하루 중 활동하는 시간에는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고 해가 지고 조용한 밤 시간대가 되면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는데 이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음과 양의 교대와 일치하죠.

한의학에서는 자정을 기준으로 하는 2시간을 ‘자시(子時·밤 11시~새벽 1시)’라고 하며, 음과 양이 바뀌는 이 시간에 잠들어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축시(丑時·새벽 1~3시)’에는 간에서 혈액의 생성과 정화가 이루어지므로 이때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으면 호르몬이나 세포를 구성하는 영양물질 등 필요한 영양분 합성과 혈액의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방 진료 시 한의사는 취침·기상 시간을 확인해 환자의 상태를 체크해요. 체내 영양분 합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혈허’라고 하는데 이는 수면시간과 깊은 연관이 있죠.

건강한 수면을 위한 전략
수면은 대개 기억을 정리하는 렘(REM)수면과 완전한 휴식을 취하는 논렘(Non-REM)수면이 교대로 일어납니다. 논렘수면 동안 뇌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청소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러한 뇌 청소는 숙면 중일 때만 가능하다고 해요. 충분한 수면은 학업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죠. 잠을 자는 동안 뇌의 측두엽 안쪽에 위치한 해마에서는 주간에 경험한 일들이나 학습된 사실들 가운데 남길 만한 것은 남기고 버릴 건 버림으로써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시험 전날 당일치기로 밤을 새워 공부한 내용은 머릿속에 오래 기억되지 못하고 잊어버리게 되는 이유죠. 또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를 느끼면 당질 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기억력을 저하시켜요.

하지만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된 상태에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지는데요.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면 학습할 때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요. 멜라토닌은 일반적으로 밤 9시부터 11시 사이에 분비되기 시작하고 새벽 2시쯤 최고조에 이릅니다. 청소년은 적어도 자정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가급적 11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아요.

또 학생이 자는 방에는 수면에 방해가 되는 TV나 컴퓨터를 두지 않는 것이 좋아요. 수면을 방해하는 야간의 TV 시청, 인터넷 이용, 게임을 가족 모두가 삼가도록 해야 합니다. 커튼은 암막 커튼보다 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레이스 커튼이 좋죠. 창문 너머로 햇빛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일어난 후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을 잠깐이라도 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불면을 해소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돼요. 햇빛은 단순히 기상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체내 시계의 리듬을 정상화시켜 수면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당장 오늘부터 아침 7시 전에 일어나 아침 햇볕을 쬐고,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고 일정한 수면과 기상 시간으로 체내 시계를 정상화해보세요.

글=김규석 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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