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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 젊은이들도 강바람 맞으며 힘찬 페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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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 사거리는 순식간에 알록달록한 자전거 헬멧 행렬로 뒤덮였다. “스타트!”라는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 사회자의 신호가 떨어지자 시민 5000여 명이 함성을 쏟아내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이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구간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을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이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구간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을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중앙일보·JTBC·위스타트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이 행사는 올해로 10회째다. ‘자전거와 함께하는 건강한 도시, 세계적인 자전거 도시 서울’이란 슬로건을 앞세웠다. 서울의 자전거 이용 인구는 2016년 기준 약 330만명(12~69세 인구의 약 41.7%)에 이른다. 국내 자전거 이용 인구는 같은 해 기준 약 1330만명(12~69세 인구의 약 33.5%)이다.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 성황 #광화문~강변북로~월드컵공원 #아빠·딸, 남매, 친구 함께 질주 #‘따릉이’ 50여 대도 21km 완주

이날 행사에는 김준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타이스 코멘 KLM 네덜란드항공 한국지사 상무도 참가했다. 김 부시장은 “서울시는 서울을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 즐겁고 안전한 라이딩 되시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준비 체조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준비 체조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코스는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숭례문, 서울역, 한강대교 북단, 강변북로를 거쳐 상암동 월드컵공원까지 총 21㎞ 구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이동 속도에 따라 상급자(시속 25㎞), 중급자(20㎞), 초급자(15㎞) 코스 중에서 선택해 달렸다. 코스의 백미는 강변북로 10㎞ 구간이었다. 차량이 전면 통제돼 원효대교~가양대교 전체 차로를 자유롭게 달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타이스 코멘 KLM 네덜란드항공 한국지사 상무, 김준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변선구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타이스 코멘 KLM 네덜란드항공 한국지사 상무, 김준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변선구 기자

참여 이유는 다양했다. 부인, 두 자녀와 함께 출발선에 선 이용직(44)씨는 “온 가족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 이상경(12)군과 딸 이소윤(10)양은 “달리면서 서로 지치지 않도록 응원해주기로 했다”면서 활짝 웃었다. 중학생 딸과 함께 온 양선모(50)씨는 상체 보호대와 헬멧·고글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는 “오늘 딸 곁에서 든든하게 달려주는 ‘슈퍼맨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자전거에 장착된 유모차나 연결된 자전거에 자녀를 태우고 달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상체 보호대와 고글로 무장한 양선모(왼쪽)씨와 그의 딸 양지윤양이 서로에게 "최고"를 외치고 있다. 임선영 기자

상체 보호대와 고글로 무장한 양선모(왼쪽)씨와 그의 딸 양지윤양이 서로에게 "최고"를 외치고 있다. 임선영 기자

이용직(맨 오른쪽)는 부인, 두 자녀와 함께 참여했다. 임선영 기자

이용직(맨 오른쪽)는 부인, 두 자녀와 함께 참여했다. 임선영 기자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에는 자녀가 탄 유모차를 장착한 자전거들이 눈에 띄었다. 오종택 기자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에는 자녀가 탄 유모차를 장착한 자전거들이 눈에 띄었다. 오종택 기자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로 완주에 도전한 시민도 있었다. 직장 동료 사이인 정희정(38)·서이원(27)씨는 “평소 즐겨 타는 따릉이로 차로를 자유롭게 달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인 정희정(왼쪽)·서이원씨는 따릉이를 타고 완주에 도전했다. 임선영 기자

직장 동료인 정희정(왼쪽)·서이원씨는 따릉이를 타고 완주에 도전했다. 임선영 기자

동호회 회원도 많았다. ‘안산시 자전거연맹 화랑동호회’에선 40명이 참여해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자전거 운전 실력은 천차만별이지만, 모두 초급자 코스에서 달렸다. 회원 강현숙(63)씨는 “속도보다 화합에 의미를 뒀는데, 목적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을 달리고 있다.[사진 뉴스1]

17일 '2018 서울 자전거대행진'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을 달리고 있다.[사진 뉴스1]

학생들도 힘찬 페달을 밟았다.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동호회 ‘전사단’은 이달 25일 한 달간의 전국 일주를 앞두고 의기투합했다. 정충민(경기대 관광경영학과 2학년)씨는 “전국 일주를 대비해 주행 실력을 기르고, 안전 주행도 몸에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 동국대 사범대부속 영석고등학교 MTB(산악자전거) 동아리 학생 10여 명도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멀리서 온 참가자도 있었다. 정성문(74)씨는 행사 하루 전날 부산에서 올라왔다. 그는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하는 점이 의미있고, 서울 나들이도 해서 즐겁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꽃과 국기들로 장식한 기경호씨. 임선영 기자

자전거를 꽃과 국기들로 장식한 기경호씨. 임선영 기자

독특한 자전거도 등장했다. 기경호(75)씨는 자전거를 꽃과 여러 나라의 국기로 장식했다. 그는 “눈에 띄는 장식이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골인 지점을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는 참가자들. 변선구 기자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골인 지점을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는 참가자들. 변선구 기자

참가자들이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 도착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참가자들이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 도착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서울시 공무원 50명은 ‘따릉이’를 타고 달렸다. 최연소 참가자는 이서안(9)양, 최고령 참가자는 김인수(79)씨였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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