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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보다 적은 나라' 아이슬란드, 메시 꽁꽁 얼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모스크바 라이브]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이슬란드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이슬란드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한국시간)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1차전이 열린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아이슬란드, 강호 아르헨과 1-1 #인구 33만명, 도봉구보다 적은 소국 #유로2016 8강 돌풍 이어 시즌2 서막 #아르헨 메시는 얼음수비에 꽁꽁 얼려

킥오프 전부터 경기장 주변엔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각국 팬들이 넘쳐났다. 한 팬은 메시와 '그리스 신화의 신'을 합성한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수퍼스타 메시를 보기 위해 경기장 4만5360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I NEED TICKET' 피켓을 든 팬들이 눈에 띄었고, 암표값은 3만 루블(52만원)까지 치솟았다.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르헨티나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연합뉴스]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르헨티나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연합뉴스]

바이킹 모자를 쓴 아이슬란드 팬들은 약 3000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일당백'이었다. 두팔을 머리 위에 크게 벌린 뒤 박수를 치며 "후~"라고 기합소리를 내는 특유의 '아이슬란드표 바이킹 박수'를 쳤다.

클라이맥스에 다다르자 아르헨티나 팬들이 함성을 지르며 맞섰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경기장을 찾아 아르헨티나 팬들과 함께 노래부르며 열광했다.

아르헨티나 아구에로(왼쪽)가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첫 골을 터트린 뒤 디마리아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아구에로(왼쪽)가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첫 골을 터트린 뒤 디마리아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이슬란드(FIFA랭킹 22위)는 아르헨티나(FIFA랭킹 5위)와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첫 출전국이고, 아르헨티나는 1978년과 1986년 월드컵을 제패한 축구 강국이다.

아이슬란드는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 시티)에게 왼발 터닝슛을 얻어맞아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4분 뒤 알프레도 핀보가손(아우크스부르크)이 골키퍼 맞고 흐른볼을 오른발로 밀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아이슬란드 알프레드 핀보거슨(왼쪽)이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동점을 만드는 첫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슬란드 알프레드 핀보거슨(왼쪽)이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동점을 만드는 첫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유럽 작은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33만8000명으로, 서울 도봉구 인구(34만6629명)보다 적다. 국토 80%가 빙하와 용암지대라서 축구잔디가 많지않다. 프로축구선수(약 120명)가 화산의 수(126개)보다 적은 나라다.

할그름손 감독은 치과의사 출신, 골키퍼 할도르손이 영화 감독 출신이다. 수비수 사이바르손은 소금 포장 공장 직원을 병행하며 '투잡'을 뛴다.

앞서 아이슬란드는 2016년에 동화 같은 스토리를 썼다. 유로 2016에서 깜짝 8강에 올랐다. 당시 전체 인구의 10%인 3만명이 프랑스 원정응원을 갔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우크라이나, 터키 등을 제치고 7승1무2패, 조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역대 월드컵 출전국 중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다.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이슬란드 팬들이 함께 노래하고 있다.[연합뉴스]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이슬란드 팬들이 함께 노래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10일 이적전문사이트 트랜스페마르크트와 네덜란드은행 ING 분석가의 자료를 인용해, 월드컵 32개국 몸값가치 순위를 매겼다. 아이슬란드 대표팀 전체가치를 합하면 8710만 달러(957억원)로, 메시(2억117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이슬란드는 이날 메시를 얼음처럼 꽁꽁 얼렸다. 메시는 1-1로 맞선 후반 19분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지만, 왼발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전날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강호 스페인과 B조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3 무승부를 이끌었는데, 라이벌 메시는 이날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후반에 회심의 왼발슛은 왼쪽 골포스트 옆으로 살짝 빗나갔고, 막판 오른발슛은 크로스바 위로 벗어났다.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이슬란드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D조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아이슬란드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슬란드는 볼점유율이 3대7로 밀렸고, 슈팅수도 거의 2배가 차이로 뒤졌다. 하지만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아이슬란드 동화 시즌2'의 서막이 올랐다.

모스크바(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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