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e글중심

"신문·방송보다 유튜브" ... 가짜뉴스에 빠진 노인들

중앙일보

입력

[중앙DB]

[중앙DB]

“시진핑이 중국 북한 남한이 함께 연합하는 동북아 공산 연방제 체결까지 맺으려 하는 음모가 비밀리에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100% 사실이다”

최근 노인층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는 얼핏 봐도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SNS를 사용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뉴스 소비 방식도 바뀌고 있어서인데요. 일부이기는 하지만 노인층에서 신문, 방송 등 기성 매체들이 불공정한 보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카카오톡과 유튜브 등으로 유포되는 가짜뉴스를 맹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례로 변희재씨가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하고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퍼뜨린 가짜뉴스는 일각에서는 '진실'로 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브 채널은 인기 채널의 경우 구독자가 20만 명을 넘어서기도 합니다.

커뮤니티에도 이와 관련된 경험담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노인분들께 컴퓨터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카카오톡을 가르쳐드렸더니 단톡방에 저를 초대해서 가짜 뉴스를 퍼 나르신다”는 글부터 “딱 우리 아버지 이야기다. 유튜브 보다가 제가 들어오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서 계속 본다”는 글까지 사연도 다양합니다.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페미니즘 정치의 시작점은 1.7%” 신지예 후보가 일으킨 이변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클리앙

“대학에서 평생교육원 관련 봉사활동입니다. 몇 학기 째 해오던 거라 이번학기도 이전처럼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유독 스마트폰을 가르쳐달라는 요구가 많아서 이것저것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하다가 당연히 카카오톡도 건드렸습니다. 원활히 소통하시라고 단톡방을 만들어드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를 초대하시더니 정치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여럿 계시네요... '대한민국 좌파의 불편한 진실' '대한민국 적화의 길을 막자' 어르신들이라서 참 욕하기는 뭐하지만... 참 병*같은 글들을 어디서 퍼 날라 오십니다. 단톡방 만들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 단톡방에 초대되어서 계속해서 가짜뉴스를 받아보고 계셨던 거죠..슬픕니다. 제가 나이는 한참 어리지만 그래도 선생이라고 음료도 사주시고 계란도 삶아오시던 어머니들이 나쁜 사람들에게 현혹당하고 세뇌당해서 컴퓨터로 치면 거의 좀비PC가 되었더군요.  그냥... 아침에 갑자기 어떤 할머니께서 또 정치글을 올리시기에 끄적여 봤습니다.. ㅠㅠ”

ID: '돈많은백수'

#엠엘비파크

“엄마가 긴급뉴스라고 유투브 동영상 보여주시는 거 봤는데 진짜 가관입니다. 정식으로 성우가 녹음한 것도 아니고 가.나.다.라 소리 음절별로 짜깁기한 사운드에 영상도 전부 합성한 것들 이구요. 김정은 통화 이미지에 문재인 전화 받는 이미지 두 개 배치해놓고 김정은이 문재인에게 당선축하 전화했고 문재인이 화답하니 어쩌구 (중략) 이런 거 진짜로 믿는 거보면 아무리 노인들 이지만 참 어리석거나 아니면 그냥 믿음의 영역 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ID: '후로그래머'

#디시인사이드

“아는 노인네  몇 분이 박사모임. 아직도 태극기집회에 나가는 진성 골수 박사모.. 그분들은 지난 대선도 부정선거라고 이야기하던데.. 아마 사전선거도 그래서 굉장히 의심스러워하더라.. 그나마 투표일 날 투표해야 부정선거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근데, 이런 순진(?)한 영감님들한테 누가 그런 식으로 자꾸 선동을 하고 가짜뉴스를 주입하는 건지.. 진짜 짜증스럽다”

ID: 'ㅇㅇ'

#네이버

“어르신들한테 적당히 뭐라 해라. 2000년대 초반 가짜뉴스 또는 선동에 잘 속았던 세대가 지금은 어느 정도 학습효과로 비판적으로 보려는 태도가 생겨난 거다. 근데 저분들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모르다가 2010년대 들어와서 스마트폰 덕분에 인터넷 접하게 된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저분들한텐 지금이 인터넷 선동이 잘 먹히는 거다. 저분들도 지금이 가짜뉴스 학습시간인 셈이다”

ID: 'miti****'

#다음

“딱 울아버지 얘기네ㅠ 큰일이야... 큰일... 소통 자체를 안 해요. 유튜브 보다가 제가 들어오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서 계속 보심. 귀가 잘 안 들려서 엄청 크게 틀어 밖에서 다 들림. 진짜 선동 가관이드라고요. 가짜 뉴스 생산자 엄벌해야 합니다. 노인네들 분간 못하고.... 이번 선거에 자한당 폭망하면서 뉴스 자체를 안보시더라고요. 먼 나라 얘기 아닙니다. 심각합니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ID: '고샅길'

#보배드림

“저는 40중반이고 아버지께서는 70중반이십니다. 웬만하면 집에서는 정치얘기는 안하는데 어쩌다 뉴스에서 문대통령 나오면 그렇게 욕을 하십니다. 포플리즘으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중략) 덧붙여서 문대통령이 얼마나 부정이 많은지 저한테도 아고라주소를 찍어줘서 보았는데 소위가짜 뉴스인거 같더군요. (중략) 노인 분들이 익숙하지 않은 잘못된 가짜뉴스로 인해 이용당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ID: '제주산갈치'

#뽐뿌

“헬스장 라커룸에서 노인들끼리 얘기하는데 무슨 이석기 석방집회에 민주당이 돈 줬다는 가짜뉴스랑 문재인이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 하려고 만든다, 군복무 단축해서 북한이 서울 점령하게 하려고 한다, 태극기집회가 촛불보다 엄청났는데 가짜 언론들이 보도 안 해줬다. (중략) 진짜 가짜뉴스 처벌법이 시급합니다. 저희 어머니 카톡으로 고모가 맨날 가짜뉴스 보네요”

ID: '찌질한통통'


정리: 윤가영 인턴기자

지금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입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원글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