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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쓰레기 빗장' 잠그자 동남아로 폐기물 수출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자 영국이 자국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자 영국이 자국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포토]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이 올해 초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자 각국의 플라스틱·폐지 등 폐기물들이 동남아 국가들로 급격히 유입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영국 폐기물 1년새 3배 급증 #환경전문매체 '언어스드' 발표…각국 대책 마련 부심

 14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언어스드(Unearthed)는 “영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폐기물량이 지난해 1분기 1만5612t에서 올해 1분기 5만1549t으로 3배 이상 급등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태국으로 수출한 폐기물 규모 역시 지난해 1분기 123t에서 올 1분기 6810t으로 55배 가량 폭등했다.

매체에 따르면 뉴질랜드 역시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 세계 폐기물 처리장 역할을 해온 중국이 올해 초 전격적으로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말레이시아·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 폐플라스틱 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기준 전 세계 총량의 절반 이상인 700만t의 폐플라스틱을 수입했다. 하지만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으로 환경 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과의 전쟁의 일환으로 올해 초 폐지와 플라스틱을 포함한 수십 여종의 폐기물 수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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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책 변화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역 단체인 ‘미국 국가 폐기물과 재활용 연합’(NWRA)은 “아직 대안 (폐기물)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은 국내 창고나 주차장에 쓰레기를 쌓아 놓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을 대신하는 폐기물 수입 국가들도 폐기물 수입량이 올 들어 급증하자 경각심을 느끼는 분위기다. 언어스드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폐기물 수입 규제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폴란드의 요하임 브루진스키 내무장관은 “(중국 폐기물 수입 금지로 인해) 폐기물 밀수가 늘고 있다”며 중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 역시 6월 중순부터 올 10월까지 폐플라스틱과 폐지 수입을 임시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급격하게 쌓이는 폐기물 규모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다.

쓰레기 대란이 지속되자 자성의 목소리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영국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는 “지저분한 것을 외국에 보내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국내에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활용 연합 대표 사이머 엘린 역시 “재활용 부문은 계속 위기 속에서 헤맬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강혜란 기자, 이동규 인턴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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