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길거리 위해"···러, 월드컵 맞이 '개 사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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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최근 "러시아에서 떠돌이 개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롭 그로브스(Rob Groves)의 페이스북 소식을 공유했다. 러시아가 떠돌이 개들을 죽이는 이유는 깨끗한 길거리를 만들어 외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라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도살당한 개들. [Rob Groves 페이스북]

도살당한 개들. [Rob Groves 페이스북]

박 대표는 "러시아에서는 독극물로 거리의 떠돌이 개들을 학살하며 소위 '청소'를 하고 있다"며 "이미 오래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 때 마다 거리와 야생의 동물들이 비참한 죽임을 당하고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1개 도시에 있는 떠돌이 동물은 약 200만 마리로 추산된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열리는 도시 중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포함한 4개 도시는 개들을 죽이지 않기로 했지만, 로스토프나도누 등 나머지 7개 도시는 '개 사냥꾼들'과 계약을 맺어 집단 도살을 시행하고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도 소치의 떠돌이개 수천 마리가 자취를 감춰 같은 의문이 제기됐었다.

러시아의 동물 도살에 반대하는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bloodyFIFA2018'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리고 있다.

박 대표의 지적에 따르면 국제 스포츠를 앞두고 거리의 동물들을 죽인 건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길고양이를 학살했고, 우크라이나는 유로 2012 축구대회 전 길거리 동물들을 태워 죽였다고 한다.

'#bloodyFIFA2018' 태그를 달며 러시아의 동물 도살을 반대하는 모습. [트위터 캡쳐]

'#bloodyFIFA2018' 태그를 달며 러시아의 동물 도살을 반대하는 모습. [트위터 캡쳐]

2026년 월드컵 유치경쟁에 합류했던 모로코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의 현지 실사를 앞두고 떠돌이 개 수십 마리를 총으로 쏴 죽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7월 15일까지 열린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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