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가 ‘아시아의 복병’ 사우디아라비아와 치른 개막전을 화려한 대승으로 장식했다.
러시아는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 러시아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5골을 몰아쳐 5-0으로 이겼다. 러시아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승리한 건 지난 2002년 한ㆍ일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전 무승부(1-1)를 비롯해 2무1패로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러시아는 이번 대회 개막전 승리와 함께 16강 진출의 디딤돌을 놓았다.
러시아는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 겸 결승골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알렉산드르 골로빈이 사우디 위험지역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유리 가진스키가 솟구쳐 올라 머리로 정확히 받아넣었다. 러시아 월드컵 1호 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러시아의 두 번째 골은 허벅지 부상으로 전반에 교체 아웃된 알란 자고예프 대신 그라운드에 오른 데니스 체리셰프에게서 나왔다. 전반 43분 로만 조브닌의 패스를 받은 체리셰프가 사우디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린 뒤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러시아의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25분 효도르 스몰로프 대신 투입된 1m94cm 장신 공격수 아르템 주바가 1분 만에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골로빈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후 올려준 볼을 주바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사우디 수비수와 순간적으로 자리 싸움을 펼친 뒤 정확한 슈팅 타이밍을 만들어 낸 주바의 파괴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러시아는 후반 추가 시간 체리셰프의 추가골에 이어 종료 직전 골로빈의 오른발 프리킥 골까지 더해 점수 차를 다섯 골로 벌리며 여유 있게 승리했다. 체리셰프는 멀티골을 완성했고, 골로빈은 득점 하나, 도움 두 개로 러시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모스크바(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