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의회도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의 14일 최종집계에 따르면 전국 광역의원 당선인 824명 중 민주당 후보는 647명으로 78.5%를 차지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당선된 광역의원은 116명으로 전체의 17.9%에 불과했다.
전국 광역의원도 78.5% 휩쓸어 #문 대통령 “선거 결과 자만 않겠다”
서울 시의원 선거에선 민주당이 110석 중 10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전체 의석의 92%를 민주당이 가져갔다. 비례대표를 제외한 지역구 100석 중 민주당은 97석을 얻었다. 한국당은 강남구에서만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경기 도의원 선거에선 129개 지역구 의석 중 128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한국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곳은 단 1곳(여주 2선거구)에 불과했다. 부산 시의원 선거에서도 42개 지역구 의석 중 38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한국당은 4석에 그쳤다.
전국 광역의회 17곳에서 한국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지역은 대구와 경북 2곳뿐이다. 나머지 15곳에선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기초의회에서도 민주당 강세가 이어졌다. 전체 기초의원 당선자 2927명 중 민주당은 1638명, 한국당은 1009명이었다.
‘메가 기초단체장’ 선거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인 경기도 수원·고양·용인과 경남 창원시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강원도에서도 18개 기초단체장 중 11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과반을 넘었다. 한국당은 5곳에 그쳤다.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2014년 지방선거 때는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이 강원 지역 기초단체 15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지난해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를 거치며 민주당과 한국당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대선 때 서울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42.3%,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20.8%로 21.5%포인트 차이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김문수 한국당 후보에게 29.5%포인트를 앞섰다. 부산에선 지난 대선 당시 문 후보에게 38.7%의 지지를 보내 홍 후보(32.0%)와 6.7%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선 양당의 차이가 18.0%포인트(민주당 오거돈 55.2%, 한국당 서병수 37.2%)로 벌어졌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기댄 선거였다”며 “인물보다는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이번 지방선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여당 압승에 대해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겠다. 국민께서 정부에 큰 힘을 주셨다”고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모자라고 아쉬운 부분이 많을 텐데도 믿음을 보내셨다. 그래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하다”고 말했다.
강기헌·정종문 기자 emckk@joongang.co.kr